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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제, 일버블 시작된 80년대와 유사 (일)

Posted April. 13, 2010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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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1980년대 후반 부동산 및 주식시장에 거품이 급속히 커져가던 시기의 일본과 비슷해 위험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무라증권은 12일 발표한 아시아경제 보고서에서 현재 한국의 경제 환경과 정책의제, 중앙은행의 의사결정 구조가 거품이 터지기 직전의 일본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행이 낮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이유로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칠 경우 한국 경제가 앞으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무라증권은 우선 양국의 경제환경이 외부충격 이후 빠른 회복 소비자물가 안정 저금리로 인한 과잉유동성 발생 등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 강세에 따른 경기침체를 우려해 198687년 재할인금리를 2.50%포인트 인하했고 이후 교역조건이 개선되며 경제가 빠르게 회복됐다. 한국 경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3.25%포인트 인하한 뒤 신흥국 수요와 재정 및 금융완화정책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물가상승 압력이 약한 것도 비슷하다. 일본은 당시 엔화 강세 및 유가안정에 따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98688년 평균 0.5%에 그쳤고 일본은행은 금리인상 명분을 찾지 못하다가 1989년 5월 물가가 3% 급등하자 뒤늦게 금리를 올렸다. 한국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원화 강세 및 공공요금 인상유보 등의 요인이 작용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정책 당국의 핵심 의제도 유사하다. 1987년 10월 주가대폭락 이후 미국은 달러화 가치 붕괴를 우려해 일본에 금리인하를 요구했고 일본에서도 국제정책 공조가 강조됐다. 한국 정부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이유로 출구전략에서 국제공조를 강조하고 있으며 김중수 신임 한은 총재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의사결정 환경도 비슷하다. 당시 일본에서는 재무부 차관 출신의 사토시 스미타 씨가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됐고 집행간부 중에서도 국제정책 공조를 강조한 국제파가 물가안정에 집중한 국내파를 제치고 정책을 주도했다.

하지만 한국은 1980년대 일본 버블, 1997년 외환위기, 20008년 미국 주택시장 붕괴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곧바로 일본식 버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많다.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GDP)의 90% 수준으로 1989년 당시 일본의 150%에 훨씬 못 미친다. 또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기업과 은행을 구조조정하고 상호출자가 엄격히 제한됐으며 부동산 가격 안정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도 차이점이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당장 일본식 버블을 따라가지는 않겠지만 경기가 회복됐는데도 저금리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시장에 형성되면 새로운 형태의 버블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초저금리를 이어갈 경우 장기국채금리가 과도하게 떨어져 회사채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커질 수 있고 이미 위험수준인 중소기업 및 가계부채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정부와 중앙은행은 앞으로 출구전략에 대한 확실한 로드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윤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