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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권 쥔 왕세자 마음 잡자 MB, 6차례 전화 -특사단 파견(일)

결정권 쥔 왕세자 마음 잡자 MB, 6차례 전화 -특사단 파견(일)

Posted December. 28, 200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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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항전으로 진행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수주 경쟁에서 이명박 대통령도 적극적인 비즈니스 외교를 펼쳤다.

당초 수주 경쟁은 한국과 프랑스, 미국-일본 컨소시엄의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됐지만 10월까지만 해도 프랑스 쪽으로 많이 기운 상황이었다. 프랑스가 원전 건설 경험이 많은 데다 UAE와 역사적으로 특별히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은 11월 초였다. 이 대통령은 이번 입찰에서 결정권을 쥐고 있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자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시간을 달라. 한국은 원전뿐만 아니고 다방면으로 협력할 수 있다. 원전 기술력도 (프랑스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또 11월 중순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아부다비에 보내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패키지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모하메드 왕세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이 대통령은 모하메드 왕세자와 총 6차례 전화통화를 하고 UAE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산유국이지만 수십 년 뒤의 포스트 오일 시대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 인프라인 원자력과 첨단 정보통신, 인력 양성의 상생협력을 한국이 제공할 수 있다는 설득이 먹혀들기 시작했다. 반면 프랑스는 핀란드에서 공사 중인 원전 사업이 2년 연기되는 등 신뢰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 대통령이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석차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한 뒤 귀국길에 올랐던 19일 UAE 측이 이 대통령에게 아부다비 방한을 요청하는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프랑스 측의 뒤집기를 막기 위해 막판까지 보안을 유지하며 UAE 측과 비공개 협상 채널을 유지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한국-UAE 간 정부 차원의 협력을 제안하는 친서를 할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 대통령에게 보내기도 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할리파 대통령의 이복동생이다.

이 대통령은 26일 수도 아부다비에 도착하자마자 맨 처음 일정으로 모하메드 왕세자와 35분간 환담하며 양국이 원전건설 프로젝트 건으로 만남을 시작했으나 여러 면에서 형제와 같은 관계를 맺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깊은 관계를 맺는 나라가 한국이다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왕세자의 부친인 고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나하얀 대통령을 언급하며 아부다비에는 고 자이드 대통령과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있어 안정과 번영을 이룬 UAE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치켜세웠다. 모하메드 왕세자도 한국과 UAE가 향후 50년을 바라보고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정용관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