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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정권 인사들 북미협상 환영 보수진영선 분위기 휩쓸려선 안돼

클린턴 정권 인사들 북미협상 환영 보수진영선 분위기 휩쓸려선 안돼

Posted March. 07, 2007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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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사상 첫 북-미 관계 정상화 협상이 시작되면서 미국 내부에서 백가쟁명식 조언과 의견 제시가 나오고 있다. 불량 정권을 다루는 철학의 차이에 따라 뚜렷한 양분 현상이 특징이다.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타결지었던 빌 클린턴 행정부의 민주당 인사들은 북-미협상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35일 뉴욕 회담을 전후로 클린턴 외교안보팀의 행보도 두드러진다.

2000년 국무장관으로 평양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웬디 셔먼 전 대북조정관은 4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났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대북 경수로 제공 작업을 책임졌던 찰스 카트먼도 같은 날 김 부상을 두 차례나 만났다. 그는 공화당원이지만 대북 포용론을 펴 온 인사다.

역시 유엔대사로 평양을 방문하며 대북 채널을 갖춰놓은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일정 때문에 대북 접촉에 나서지 않았다.

반면 월스트리트 저널의 오피니언 면에 담긴 보수 진영의 목소리는 엄중한 시점의 잔치 분위기를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존 볼턴 전 대사는 4일 기고문에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모호한 대처를 비판했다.

그는 네오콘의 정점에 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북한의 HEU 프로그램 및 대북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공개 천명하라는 촉구하고 나선 것.

또 HEU 정보에 흠결이 있다거나 과장됐다고 결론지을 만한 게 없다며 전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미국이 북한에 퇴로를 내주기 위한 차원에서 HEU 정보에 자신 없음을 내비치고 있다는 분석을 반박했다. 그는 유엔대사로 옮기기에 앞서 1기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을 지내며 최고급 HEU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북한이 213합의가 규정한 60일 이내에 지켜야 할 초기 조치 이행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미국은 강경 자세로 이제 그만하자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목되는 것은 정작 협상 타결을 이뤄낸 부시 행정부는 국무부 대변인의 논평 정도로 의견 표현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 숀 매코맥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모든 핵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HEU 프로그램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213협상 타결 직후 잘된 협상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주저하지 않았던 부시 행정부의 초기 분위기와 달리 협상의 진전에 대한 부담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워싱턴 고위소식통은 이날 부시 행정부는 표면적 환영 논평과 달리 앞으로 협상 진전 과정에서 드러날 위기 국면의 심각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비핵화 후 관계 정상화라는 기본 수순과 달리 관계 정상화를 다루는 뉴욕 협상이 열리게 된 상황을 불편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련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