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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 백조로 훨훨

Posted March. 31,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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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천당과 지옥이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이승엽(30)이 31일 요코하마와의 센트럴리그 개막전에 4번 타자로 출장하게 됐다.

불과 1년 전 이맘 때. 이승엽은 퍼시픽리그의 평범한 구단 롯데에서도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개막 사흘 전 2군 행을 통보받고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 1년 만에 그의 위상은 180도 달라졌다.

4번 타자 vs 2군 선수

요미우리 계열의 스포츠호치는 30일 이승엽이 요미우리의 역대 70번째 4번 타자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최고 명문 요미우리의 4번 타자는 타구단의 그것과는 격이 다르다. 오죽하면 70번째라며 숫자까지 세고 있을까. 외국인 선수로서 4번 타자를 맡는 것은 1981년 로이 화이트, 1987년 워런 크로마티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요미우리 4번 타자 자리는 일본의 영웅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종신 명예감독(25대), 홈런왕(868개)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감독(28대), 안타왕(3085개) 장훈(39대), 뉴욕 양키스 주포 마쓰이 히데키(62대) 등이 거쳐 갔다. 이는 곧 전국구 스타의 지름길이다.

반면 지난해 롯데에서 이승엽은 경쟁자 발렌티노 파스쿠치에 밀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2군 개막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치는 등 맹활약을 보이고 나서야 가까스로 1군 무대에 올라왔다. 개막 후 8일이 지난 4월 3일이었다. 이승엽은 시즌 때는 주로 7번 타선에 배치됐다.

월드 스타 vs 잊혀진 선수

올해와 작년 모두 시범경기 성적은 좋지 못했다. 올해는 14타수 2안타(0.143). 작년은 그보다 못한 20타수 1안타(0.050)였다.

그러나 올해 이승엽에게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다.

그는 WBC 최다인 5개의 홈런과 10개의 타점을 몰아쳤다. 돈트렐 윌리스(미국플로리다), 로드리고 로페스(멕시코볼티모어) 등 쟁쟁한 메이저리거들이 희생양이었다.

반면 작년 이맘때의 이승엽은 팬과 언론의 뇌리에서 지워진 선수였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