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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씨 망설임 끝나나

Posted February. 28, 200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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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끈질긴 서울시장 선거 출마 구애를 받고 있는 강금실(사진) 전 법무부 장관이 시간이 흐를수록 출마 쪽으로 조금씩 기우는 듯하다.

24일 정치에는 뜻이 없지만 출마를 거부할 구실이 자꾸 줄어들고 있다고 한 강 전 장관은 27일 발매된 한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선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지더라도 아름다운 패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이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 여부는 공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요약된다며 사회활동에서 내가 드러냈던 철학, 성격, 언행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그게 흔들리면 당락 여부와 상관없이 패배라고 본다고 정체성 유지를 강조했다.

결단을 주저하는 강 전 장관은 서울시장의 역할과 그것에 필요한 전문성 측면에서 적합한가, 선거에서 공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2가지를 들고 있다.

근본적인 고민에 휩싸여 있다는 얘기다. 막상 출마를 결심하고 당의 후보가 되는 순간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선거를 치르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더욱이 서울시장 선거는 531 지방선거에서 여야가 전체 승리를 좌우할 최대 승부처로 꼽는 곳이다. 선거 구도를 자신의 철학과 스타일, 의지만으로 돌파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12년 간의 판사 경력과 1년 5개월여의 법무부 장관 경력만으로 복잡한 서울시의 살림을 꾸려갈 수 있는지에 대해선 수없이 자문자답하고 있을 것이다. 법무부 장관 재직 때 국회의원들의 행태에 코미디야, 코미디라고 중얼거렸던 그가 스스로 코미디판의 한가운데로 뛰어드는 데에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한편 정작 영입을 추진하는 열린우리당은 잔다르크가 되어 달라는 식의 얘기만 한다. 그가 왜 서울시장으로 적합한가에 대한 최소한의 논리도 없다.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좋고, 그래서 한나라당과 한번 싸워볼 만하다는 이유뿐이다. 강 전 장관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 이후 각종 여론조사의 한나라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승패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지금 이 정도의 지지도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냉정한 분석도 나온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