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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10% 사기범이 챙겼다

Posted January. 31, 200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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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보험금을 타내려는 보험사기가 크게 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새 수법이 등장하고 인륜()을 버린 잔혹한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보험사기는 보험금 누수()를 초래해 보험소비자와 국가경제에 부담을 주고 선량한 국민의 정신도 황폐하게 만들기 때문에 뿌리 뽑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당국과 손해보험협회는 올해를 보험범죄 근절의 해로 정하고 보험사기 없애기에 발 벗고 나섰다.

연간 보험금 1조3000억 원이 샌다=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국내 보험사기 적발 건수는 1만1180여 건으로 2003년 같은 기간에 비해 79.1% 늘었다.

이로 인한 보험금 지급액도 745억2100만 원으로 77.7% 증가했다.

정부와 보험업계는 지난해 민간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13조 원의 10%인 1조3000억 원가량이 보험사기범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안공혁() 손보협회장은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는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이 사기범들에게 연간 1조3000억 원을 퍼주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보험사기로 보험금이 낭비되면 다음해 보험료가 올라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

수법의 조직화, 지능화, 다양화=금감원 보험조사실 김성삼() 팀장은 폭력조직이 보험사기에 개입하면서 수법도 날로 조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지난해 11월 조직폭력배 74명과 병원 직원 등 277명이 연루된 초대형 보험사기단을 적발했다. 이들은 서로 짜고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맡아 교통사고를 내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이 사고를 내도록 유도하는 수법으로 1998년부터 256회에 걸쳐 24개 보험회사에서 20억 원의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지능화 및 흉포화 추세도 뚜렷하다. 지난해 5월 검찰에 구속된 이모 씨(43)는 2000년부터 식당종업원 등 형편이 어려운 수십 명을 건강보험에 가입시켰다. 한편으로는 병원의 폐기물 불법 처리 등 약점을 잡아 의사들을 포섭했다. 이후 이 씨는 진단 직전 보험 가입자에게 심한 운동을 시키거나 설탕물을 먹이는 수법으로 쉽게 고혈압이나 당뇨병 판정을 받아냈다. 이 씨 등은 지난해 3월까지 164회에 걸쳐 11개 보험회사에서 8억5000여만 원의 보험금을 챙겼다가 덜미를 잡혔다.

안이한 국민 의식이 피해 키워=보험사기는 한 나라의 국민소득이 많아질수록 늘어나는 대표적인 선진국형 범죄다. 손보협회 양두석() 보험범죄방지센터장은 한국인은 보험사기로 피해를 보는 것은 돈 많은 보험회사뿐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어 보험사기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말했다.

금감원 장 실장은 보험사기 표적이 돼 자기도 모르게 사고를 낸 선량한 운전자는 죄의식을 갖게 되고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정신적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신석호 김승진 kyle@donga.com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