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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만 '복덩이' 대접

Posted July. 12, 200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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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과 나머지 선수들.

12일 전반기를 끝낸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을 표현한 말. 그만큼 최희섭(플로리다 말린스)이 큰 키(1m96)만큼이나 돋보였다. 반면 맏형인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와 가장 경쟁력 있는 선수로 평가됐던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은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고 서재응(뉴욕 메츠) 등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미미했다.

미완의 대기에서 중심타자로

지난해 말 들뜨기 쉬운 연말연시에 최희섭은 홀로 경남 남해 캠프에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방망이를 들고 바닷바람을 가르기를 수만번. 그는 올 2월 출국할 때 새카맣게 굳은살이 생긴 손을 보여주었다. 예전보다 한 달 더 남해 캠프에 머물면서 집중적으로 타격의 단점을 보완했다. 나 스스로 놀랄 정도로 겨울 훈련 성과가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뚜껑을 열자 역시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잔뜩 웅크리던 타격폼을 꼿꼿이 세우는 자세로 교정한 뒤 장타가 많이 터졌다. 4월 한 달간 타율 0.295에 9홈런 18타점의 놀라운 타격페이스. 5월 들면서 홈런 수는 줄어들었으나 2루타는 늘어났다. 팀이 꼭 필요할 때마다 한방씩 터뜨려주니 그야말로 효자 노릇.

그가 전반기에 거둔 타율 0.275에 14홈런 35타점은 메이저리그 2년차 치곤 뛰어난 성적. 왼손 선발이 나올 땐 거의 스타팅에서 빠졌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잭 매키언 감독은 굴러들어온 복덩이라며 좋아한다.

부상, 갈등, 부진

연봉 1300만달러의 박찬호와 2년간 1000만달러에 계약한 김병현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몸값을 제대로 못한 선수를 꼽는다면 1, 2위를 다툴 게 분명하다. 변변한 활약 없이 부상으로 5월 메이저리그에서 물러나 재활 트레이닝 중인 둘은 팀 동료나 코칭스태프로부터도 신임을 잃었다.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뉴욕 양키스로 떠나보내고 박찬호도 없는 상태에서 전반기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1위(49승37패)를 일궈낸 텍사스 벅 쇼월터 감독은 불안한 박찬호가 후반기에 합류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

중간계투와 선발을 오간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는 여전히 미덥지 못하고, 서재응은 딱 5할 승률짜리 투수로 굳어지고 있다. 신시내티로 이적한 봉중근은 여전히 다듬어야 할 원석이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