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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생중계 "한국사회 깊은 분열"

Posted March. 12, 200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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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다짐을 하는 국회의원, 바닥에 주저앉아 울부짖는 의원,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는 국회의장에게 명패와 구두를 집어던지는 의원.

2004년 3월 12일 CNN을 통해 1시간여 동안 전 세계에 전달된 한국 정치의 자화상이다.

CNN은 이날 국회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 들어가기 전부터 YTN 화면을 받아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CNN은 헌법재판소의 결정까지 최대 6개월이 남아 있지만 한국 사회는 이미 깊은 분열(deep division)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CNN은 또 국회의사당 밖에서는 노사모 회원들이 시위하고, 국회의사당 안에서는 의원들이 주먹다짐을 하는 희한한 광경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 반응=세계 주요 외신들은 국회 경위들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끌어내는 순간부터 긴급 타전을 시작했다.

AP통신은 탄핵안 처리 과정을 자세히 소개한 뒤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이 탄핵안 가결을 반대하는 모습과 오늘은 국경일이라고 춤추며 환호하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반응을 비교했다.

AP통신은 탄핵안 가결로 고건()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대통령권한대행을 맡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탄핵안 가결이 총선을 불과 한달 남짓 남겨뒀을 뿐 아니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긴장이 남아 있고, 취약한 경제가 회복돼 가는 시점에 터져 나왔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AFP통신은 탄핵안 가결이 한국의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주가를 급락시켰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국영 CCTV도 이날 오전 11시34분 탄핵안이 표결에 부쳐진 뒤부터 시시각각으로 소식을 전했다.

외신들은 대체로 한국의 정치가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했다고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주니어는 탄핵보다는 경제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이 국제적인 이미지를 다듬어야 할 때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이상한 광경이며, 노 대통령이 단순한 사과를 하지 않은 것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해설기사에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대통령의 부재는 국정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교와 내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외신 종합



김영식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