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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이 무너진다

Posted December. 10, 20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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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갈수록 공권력의 권위가 위협받고 있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에서 공무집행방해죄로 경찰에 입건된 사건은 96년 6074건에서 98년 8037건으로 급증한데 이어 99년 8261건 2000년 8463건 2001년 10월 현재 8174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일선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매일 한두 명 이상이 파출소에서 난동을 부린다면서 경찰이 취객들의 화풀이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부부싸움을 신고받고 출동한 서울 관악경찰서 이모 경장(30)은 싸움을 말리려다가 집안 싸움에 왜 경찰이 끼어 드느냐며 남편이 휘두른 주먹에 맞아 부상했다.

2일에는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린 민중대회 참가자들의 시위를 막던 전경이 대나무에 찔려 한쪽 눈을 실명했다.

경찰관들은 경찰이 적극적으로 제지하면 과잉대응이나 공권력 남용이라며 민원을 제기하기 때문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높아지는 인권 요구에 비해 공권력은 사정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병인() 연구부장은 경찰의 공권력 집행에 대해 일단 의심하고 보는 게 시민들의 정서라며 최근 높아지고 있는 정치 불신과 잇따른 공공기관의 비리 의혹들이 민생과 직접 맞닿아 있는 경찰에 대한 적대감으로 표출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 당사자인 경찰은 미약한 처벌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찰대 행정학과 표창원() 교수는 선진국에서도 법을 어기면 공권력에 저항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한다며 처벌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 교수는 시민들은 경찰에 대한 막연한 적대감을 자제하고 경찰도 시민들이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도록 세련되고 효과적인 법집행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