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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청자 할머니와 정세균 대표

Posted June. 18, 20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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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으로 셋째 아들 민평기 상사를 잃은 윤청자(67) 씨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정치하시는 분들 안보만큼은 한 목소리를 내야 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고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윤 씨는 천안함 순국장병 영결식장에서 강기갑 민노당 대표에게 쟤들이 왜 죽었습니까라고 따졌던 할머니다. 그는 국민이 모아준 성금에서 1억원을 국가안보를 위해 쓰라고 내놓으며 소총 하나라도 더 만들어 우리 아들 한을 풀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농촌 마을에 사는 할머니가 이렇게 국가안보 의식이 확고해 마음 든든하다. 천안함에서 순직한 46명의 장병들을 생각하더라도 요즘 참여연대나 일부 야당 정치인들의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다. 최소한 윤할머니 같은 유족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라도 삼가야 할 것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천안함 의혹관련 서한을 유엔 안보리에 보낸 참여연대의 행위를 표현의 자유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시민단체의 비판적 활동은 본래의 영역이라며 국가 정체성 문제로 비약시켜 과잉 대응하는 것은 옹졸하고 치졸한 태도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검찰이 이적성() 여부를 가리기 위해 수사에 나선데 대한 반응이다.

같은 당 최문순 의원은 어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천안함 침몰 가능성은) 골프의 홀인원이 다섯 번쯤 연속으로 난 것 같은 확률이라는 억지 논리를 폈다.

수천만분의 1 확률도 안 된다는 이야기다. 최의원은 (북한군이) 잠망경을 보고 (천안함을) 쏴서 한 방에 두 동강냈다는 것인데 밤늦은 시각에, 그것도 해무()가 끼어있고 파도가 셌던 날이었다.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군사무기에 사용되는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대해 무지한 소치다. 침몰 원인 가능성은 피로파괴, 좌초, 기뢰, 어뢰의 순서라면서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이 내린 과학적 결론을 뚜렷한 근거도 없이 무시했다.

참여연대는 유엔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제기한 의혹의 근거에 대해 국민과 언론, 전문가들이 제기한 의혹들을 인용한 자료들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라고 천안함 유족들에게 밝혔다. 서한의 내용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안 믿을 준비가 돼있는 사람들만의 생각을 끌어 모은 짜깁기에 다름 아니다. 윤 할머니를 봐서라도 천안함을 두 동강낸 북한 편을 드는 행위를 표현의 자유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