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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종목별 최적의 몸매 갖춘 선수들

Posted July. 04, 200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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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한 인상에 물렁물렁해 보이는 살, 살짝 튀어 나온 배까지. 영락없는 이웃집 아저씨다. 하지만 그의 별명은 신이 빚은 격투기 선수다. 종합격투기 절대 강자 표도르 에밀리아넨코(33러시아). 전문가들은 그의 몸이 격투기에 최적화된 몸이라고 입을 모은다. 격투기 전문 월간지 엠파이트의 이성호 편집장은 표도르의 몸은 단단한 근육 위에 부드러운 근육을 덧입힌 것이라며 그가 유연한 이유는 갑옷 역할을 하는 부드러운 근육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선수들에겐 몸이 생명이다. 종목에 따라 최적의 몸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땀과 눈물을 통해 얻은 훈장이자 일반인들에겐 감탄의 대상. 바로 스포츠 선수들의 몸이다.

장미란과 김연아는 몸매도 세계적종목 따라 아름다운 몸의 기준은 제각각

역도선수 장미란(26고양시청)의 별명은 S라인보다 위대한 G라인이다. 장미란의 몸은 세계적으로 공인받았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장미란을 가장 아름다운 몸매를 지닌 스포츠 스타 5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았다. 장미란은 경쟁자들에 비해 신체 내 근육 비율이 훨씬 높다. 몸무게는 117kg이나 되지만 체지방률은 30% 미만이다. 그는 순간적으로 힘을 내는 근육이 뛰어나다. 종아리부터 허벅지까지 이어지는 탄탄한 하체. 사람들은 그의 몸을 맞춤형 역도 몸매라 부른다.

피겨 요정 김연아(19고려대) 역시 맞춤형 몸을 지녔다. 국제심판인 이지희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부회장은 작은 얼굴에 적당하게 가늘고 긴 팔과 다리를 가진 김연아는 피겨 몸의 완결판이라며 자신의 신체조건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능력까지 뛰어나 적수가 없다고 말했다.

구기종목에선 키가 큰 선수들이 이상적인 몸으로 평가받는다. 하승진(24KCC)은 농구계에서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몸으로 인정받는다. 동양인으로는 드물게 큰 키(220cm)에 상체와 하체의 균형이 잘 잡혔다. 배구 문성민(23할크방크 앙카라)은 하승진보다 키(198cm)는 작지만 고무공 같은 탄력이 일품이다. 긴 다리와 가는 발목에서 나오는 높은 타점은 그를 월드 스타로 만들었다. 축구 선수로는 순발력과 스피드를 갖춘 박주영(24AS 모나코)이 가장 이상적인 체형으로 손꼽혔다.

스포츠에서 무조건 롱다리가 유리한 건 아니다. 레슬링, 씨름, 골프 선수들은 다리가 짧은 게 유리하다. 야구의 투수도 마찬가지. 체육과학연구원 김영수 책임연구원은 신체 비율상 다리가 짧으면 상대적으로 무게중심이 낮아 안정적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몸도 과학이다

성공하는 몸은 타고 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는 옛말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자 프로골프 신지애(21미래에셋). 그는 평소 훈련량이 엄청나기로 유명하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이상적인 골프 몸매를 얻었다. 신지애의 하지 근력(하체로 들고 내리는 능력)은 139kg. 동료 선수들의 평균치(106kg)를 압도한다. 유연한 허리와 단단한 허벅지 역시 신지애가 훈련을 통해 얻은 무기다. 송대현 퍼스널 트레이너는 예전의 골프 선수들은 무턱대고 큰 근육만 키웠다. 그러나 요즘은 섬세한 근육 하나하나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육상도 타고난 몸만으로 승부할 수 없는 시대다. 한국 높이뛰기의 간판스타였던 이진택 주니어 대표팀 감독은 체계적인 몸 관리를 해야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며 세부 종목마다 맞춤형 몸매를 만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박사는 최근 스포츠계에선 과거에 잘못 알았던 스포츠 과학적 지식을 제대로 알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이제는 스포츠 선수들의 몸도 과학이다고 말했다.



신진우 한우신 niceshin@donga.com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