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심야 열병식에서 ‘화성-20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처음 공개했다. 북한이 새로운 ICBM을 공개한 것은 지난해 10월 ‘화성-19형’의 시험발사 이후 1년 만이다. 중국·러시아의 2인자들이 참석한 ‘대형 이벤트’에서 신형 ICBM을 공개함으로써 우방국으로부터 핵보유국임을 인정받는 동시에 미국을 겨냥한 북-중-러 연대의 공고함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11일 열병식 개최를 보도하면서 화성-20형을 “최강의 핵전략무기체계”, “초강력 전략공격무기”라고 전했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 주석단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오른편에 중국 권력 서열 2위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 왼편에 베트남 최고지도자인 또럼 공산당 서기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이 나란히 섰다.
화성-20형은 열병식 행렬 마지막에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했다. 앞서 지난달 1일 개발 중인 ‘차세대 ICBM용 대출력 고체발동기(추진체)’를 공개하면서 화성-20형의 존재를 드러낸 지 한 달여 만에 그 실체를 과시한 것. 화성-20형은 화성-19형보다 더 많은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다탄두 ICBM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연료 주입 시간이 짧아 기습 타격이 가능한 북한의 고체연료 ICBM은 화성-18형과 19형, 20형까지 3종류로 늘어났다.
군 관계자는 “화성-20형도 이른 시기에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화성-18형은 2023년 2월 열병식에서 최초 공개 후 5개월 뒤에 첫 시험발사를 했다. 이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9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답전에서 “중조(북-중)는 운명을 같이하고 서로 돕는 훌륭한 동지”라며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서 전략적 협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집권당이 북핵 용인 성명을 낸 데 이어 중국도 북한과의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