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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덫’… 불법추심 신고, 3000건 넘길 듯

Posted June. 27, 2025 07:20   

Updated June. 27, 2025 07:20


부산에 사는 박모 씨(38)는 질병 탓에 실직한 뒤 어머니의 암투병까지 겹치며 생활고에 시달렸다. 견디다 못해 2019년 25년 지기 친구 김모 씨(38)에게 2550만 원을 빌렸다.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친구는 박 씨에게 돈을 갚으라며 매일 같이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 그 사이 법정 상한을 훨씬 넘는 이자가 붙어 갚아야 할 돈이 올해 초 8000만 원이 넘게 불어났다. 박 씨는 “지금까지 갚은 금액만 해도 8200만 원이 넘는다”며 “가장 친했던 친구로부터 불법 추심에 시달려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불법 채권 추심으로 고통 받는 서민이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피해신고센터의 불법사금융 피해신고 및 접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580건이던 불법 채권 추심 신고는 지난해 2947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5월까지 1485건의 신고가 접수돼 사상 처음으로 3000건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2022년 8월 불법 사채업자의 빛 독촉으로 목숨을 끊은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불법 사금융 척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지만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불법 사채 피해자를 돕는 송태경 민생연대 사무처장은 “불법 채심의 채권자를 고소해도 수사는 지지부진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최근에는 텔레그램, 라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불법 추심 수단이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