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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DNI “김정은, 협상으로 핵포기할 의도 없어”

美 DNI “김정은, 협상으로 핵포기할 의도 없어”

Posted March. 27, 2025 08:31   

Updated March. 27, 2025 08:3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을 통해 핵 등 전략 무기를 포기할 의도가 없으며 언제든 추가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미국 국가정보국(DNI)의 평가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북한과 대화 재개를 모색할 경우 ‘선(先) 대화 재개-후(後) 협상’, ‘핵 동결 및 군축’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수차례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DNI는 24일(현지 시간) ‘2025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를 통해 “김정은은 전략 무기를 정권 안보와 국가 자존심의 보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북한이 핵탄두 보유량을 늘리고 탄도미사일 기술을 개선하고 있다”며 지난해 3차례 발사한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사례도 언급했다. DNI는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의 주요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최상위 기관이다.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 나온 것으로, 향후 미국의 대북 정책 수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털시 개버드 DNI 국장은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언제든 또 핵실험을 실시할 준비가 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은 미국의 동맹국, 나아가 미 본토까지 겨냥할 수 있는 더 강력한 전략·재래식 전력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협상력과 위상을 강화하고 ‘사실상(tacit) 핵능력 보유국’ 지위까지 얻으려 한다”고 말했다.

DNI 보고서는 북한이 생화학 무기 등의 역량도 유지하고 있고, 각종 분쟁 시 비밀 공격 등을 통해 생화학 무기를 미국과 미국 동맹국에 사용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의 도발 가능성은 물론이고 김 위원장이 보다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더 치명적인 ‘비(非)대칭적 활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처한 어려움도 짚었다. 특히 김 위원장의 강한 통제 욕구와 공격적인 정책으로 북한 사회 전체가 고립을 겪고 있다며 “국가의 경제적 생존력을 훼손하는 상황을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