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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대출 82% 급감… 돈줄 막힌 자영업

대부업 대출 82% 급감… 돈줄 막힌 자영업

Posted May. 12, 2023 07:49   

Updated May. 12, 202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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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가게와 식당 등 가게 3개를 운영하던 A 씨(43·여)는 줄어든 매출로 현금이 부족해지자 지난해 불법 사금융을 이용했다. 사업자대출과 신용대출로 이미 1억 원을 받아 제도권에서는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500만 원만 쓰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돈이 필요한 곳이 계속 늘면서 10개월 동안 약 2000만 원을 이용했다. 원금이 늘면서 매월 납입하는 돈은 계속 불어났고 불법 사금융 업체 두 곳에 갚아 나간 금액은 결국 4000만 원이 됐다. A 씨는 “돈을 빌릴 곳은 없고, 당장 거래업체에 지불할 대금은 없다 보니 이자가 불어날 걸 알지만 불법 사금융까지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도권 금융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체들이 법정 최고금리 규제에 막혀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줄이면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문턱이 더욱 높아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69개 대부업체의 신규 대출은 지난해 1분기 1조1344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052억 원으로 급감했다. 1년 만에 무려 81.9%나 감소한 수치다. 신규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 역시 같은 기간 9만1024명에서 2만6767명으로 줄었다. 1인당 대출액도 1246만 원에서 767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조달금리가 급격히 오른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부업체들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줄여 왔기 때문이다.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 캐피털 업체에서 돈을 빌리거나 회사채를 발행해 대출 재원을 마련하는데, 이 조달금리가 8∼10%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여기에 인건비, 광고비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 20% 수준에서 대출을 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대부업계의 설명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났다. 취약 대출자를 선별해 금융당국이 채무를 적극 조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명진기자 mjlight@donga.com · 송혜미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