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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은행에 동결된 北자금 정보 공개될듯

Posted May. 13, 2020 07:33   

Updated May. 13, 202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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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부모가 미국 은행 3곳에 예치돼 있는 북한 자금 2379만 달러(약 292억 원)를 찾아내 세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북한 관련 계좌의 소유주 등 추가 정보가 공개될지 주목된다.

 11일(현지 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워싱턴연방법원은 이날 북한 관련 자금을 보유한 미국의 은행 3곳에 대한 ‘보호명령’을 허가했다. 이들 은행이 북한 자금 관련 정보를 웜비어 씨 가족에게 제공해도 고객 비밀 누설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다.

 요청서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1757만 달러, 웰스파고는 301만 달러, 뉴욕멜론은 321만 달러의 북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웜비어 씨 측은 조만간 이 자금의 소유주와 주소, 계좌번호, 자금의 예치 배경 등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돈은 북한의 핵실험 등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동결된 채 이들 은행에 남아 있던 북한 관련 자금이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의 ‘테러범 자산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동결돼 있는 북한의 자산 규모는 2018년 기준 총 7436만 달러에 이른다.

 웜비어 씨는 2016년 1월 북한에 여행을 갔다가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됐고 2017년 6월 뇌사 상태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뒤 숨졌다. 부모는 2018년 4월 ‘아들이 북한의 고문으로 사망했다’며 워싱턴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12월 5억113만달러의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이 판결에 따라 웜비어 씨 부모는 지난해 미국 정부가 압류, 매각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기도 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