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우디 여성들 ‘자유의 엑셀’ 밟다

Posted June. 25, 2018 08:35   

Updated June. 25, 2018 09:10

中文

 24일 0시. 어두운 밤이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은 차에 시동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했던 나라에서 처음으로 자유의 액셀을 힘껏 밟은 것이다.

 사우디 정부는 24일 0시부터 여성의 운전을 전면 허용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TV 여성 앵커인 사마르 알 모끄렌 씨는 차를 몰고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 파드 고속도로를 질주한 뒤 “내 평생 이 도로 위를 운전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소름이 돋았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사우디 국영방송도 이날 0시 긴급뉴스로 여성이 운전하는 모습을 전하며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은 지난해 9월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라는 칙령을 발표했다. 사우디는 올해 여성들의 축구경기 입장과 군 입대를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경제·사회 개혁 정책 ‘비전 2030’의 일환이다.

 사우디 정부는 여성 운전 허용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20년까지 사우디 여성 약 1000만 명 중 300만 명이 운전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면허 소지 여성은 약 2000명이다.


박민우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