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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늘의 공무원을 생각한다

Posted November. 24, 200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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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100만 공무원 교원 공공부문노동자 총궐기대회는 철 밥통보다 더 단단한 공무원들의 집단이기주의를 확인시켜주었다. 그나마 일각에 양심이 남아 있었던지, 서울시공무원노조를 비롯해 전국 7개 시도 본청 공무원노조는 경제난과 국민 여론을 고려할 때 공무원들의 요구만을 관철하겠다며 전면투쟁에 나서는 것은 명분이 없다며 불참했다. 지금처럼 국가경제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해 있는 마당에 공무원들이 제몫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면 국민은 정말 믿고 기댈 곳이 없다.

이들의 요구조건은 한마디로 현행 공무원 연금구조를 손대지 말라는 것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 예정인 공무원연금 개정안은 반쪽짜리 개혁안에 불과하다. 공무원의 기여금(연금보험료)을 27% 늘리고 연금지급액은 최고 25%까지 줄였다고는 하지만 국민연금 수준으로 내고 받도록 하겠다는 당초 약속에서 크게 후퇴한 내용이다. 국민연금 지급액은 생애 평균소득의 60%에서 40%로 3분의 1이나 깎였다. 그런데 공무원 노조는 이 개정안조차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공무원 급여는 흔히 박봉()이라고 하지만 상장기업의 평균임금을 100으로 놓았을 때 공무원 급여는 91.5 정도다. 공무원들은 얇은 월급봉투 탓을 하며 공무원연금 지급 수준이 국민연금보다 높은 것은 급여보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헌법과 법률로 신분보장을 받는 공무원은 사기업 근로자들이 경기불황 때마다 겪는 구조조정의 칼바람에서 비켜나 있다. 이명박 정부의 부처 통폐합에 따라 수많은 공무원들이 할 일 없는 인공위성이 됐지만 급여는 고스란히 나간다. 민간기업이라면 상상 할 수 없는 일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제위기 속에서 서민의 삶은 하루하루가 힙 겹다. 서울시 교육청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서울 시내 고등학교와 공립유치원의 수업료와 입학금을 동결키로 했다. 주요 사립대학들이 내년도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민 모두의 고통분담 없이는 이 위기를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1급 고위공무원의 신분보장 조항을 철폐 방침을 밝히자 공직사회 곳곳에서 술렁거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공무원들이 앞장 서 고통분담에 나서기는커녕 기득권 지키기에만 골몰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