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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 변경, 영유권에 영향없다

Posted July. 30, 2008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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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리앙쿠르 록스(Liancourt Rocks)로 표기하는 것은 미국 정부나 미군에서는 오래 전부터 일반화된 것이다.

이진명(62) 프랑스 리옹3대학 교수는 28일 독도 문제를 둘러싼 최근의 논란에 대해 침착한 대응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프랑스 해군이 리앙쿠르라는 명칭이 들어간 지도를 처음 발간한 1851년 이후 독도가 표기된 거의 모든 서양 지도를 조사해 온 프랑스의 한국학 학자다.

미국 지명위원회(BGN)가 최근 독도를 한국령에서 주권 미지정(Undesignated Sovereignty)으로 바꿨다.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독도를 지도상에서 리앙쿠르로 표기하는 문제라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미국은 이미 20세기 초부터 리앙쿠르를 독도의 표준 명칭으로 사용해왔다. 가령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미군 지도 모두 리앙쿠르를 사용한다. CIA의 인터넷 연감 월드팩트북에서 그 명칭이 사용된 것은 그 연감이 생기면서부터다. 미국 국방지도제작소 발간 수로지에는 리앙쿠르 록스(독도)(다케시마)가 주제어로 들어 있다. 해도에는 리앙쿠르 명칭만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BGN이 왜 명칭을 변경했는가.

BGN의 지도를 보면 제때 갱신되지 않고 방기돼 온 느낌을 준다. 한국 지명에 사용되는 외래어표기법이 2000년에 바뀌어 Pusan은 Busan, Cheju는 Jeju 등으로 변경됐는데, BGN의 사이트에는 과거 표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그런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 이런 지명으로는 군사작전을 실행할 수 없다. 담당자가 최근 언론 보도를 접하고 독도의 소속 국가 Korea를 지우고 주권 미지정으로 정리한 것일 수 있다.

독도 명칭의 문제가 독도의 주권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에 영향을 미치는가.

그렇지 않다. 명칭이 독도가 되건, 리앙쿠르가 되건 독도의 영유권에는 하등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독도는 이미 한국이 오래 전부터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으로서는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갖고 갈 이유도 없다. 일본이 제소해도 안 가면 그만이다. 우리 땅이니까 그냥 지배하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오히려 경계해야 할 것은 명칭이 독도에서 리앙쿠르로 바뀐다고 해서 무슨 주권을 빼앗기는 것인 양 요란을 떠는 것이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침착한 대응이 최선이다. 명칭 문제가 어떻든 독도의 주권은 국제법상 우리에게 있는 것이니 흥분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명칭 문제로 대통령이 격노하고 대사를 문책한다고 난리를 떠는 순간 독도라는 명칭은 제3자로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외교 문제가 된다. 한국과 일본을 빼고는 모두가 독도 문제에서 제3자다. 이게 외교 문제가 되면 누가 어느 한쪽 편을 들겠는가. 제3자에게는 한국도 중요하고 일본도 중요하다. 그들은 어느 한편을 일방적으로 두둔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독도가 외교 문제화하지 않는 때를 기다려 외국의 관련자들에게 독도가 우리 땅임을 증거를 들어 설명하는 논리적인 것이 돼야 한다.



송평인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