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2시 대전 대덕구 오정동 한남대 교정 내 린튼기념공원. 개교 50주년을 맞은 한남대는 설립자인 선교사 윌리엄 린튼(한국명 인돈18911960)을 기념해 만든 공원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이 공원이 단순히 설립자를 기리는 장소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되길 기대합니다.
기념식장에는 특별한 인사가 초청돼 시종 고무되고 상기된 표정으로 축사를 했다. 린튼의 맏손자인 빌 린튼(58) 씨. 그는 미국 생명공학 분야 기업으로 연간 매출이 1조 원 안팎인 프로메가의 대표.
이번 개교 50주년 기념식은 린튼가()와 한국 및 한남대의 관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였다.
린튼은 한국의 독립을 도운 대표적인 선교사 가운데 한 명이었다. 1919년 31운동을 목격한 뒤 그해 8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 남부지역 평신도 대회에서 한국의 실상을 알렸다.
그는 유진 벨 목사의 딸 샬럿과의 사이에서 아들 4명을 낳았다. 그 가운데 셋째인 휴(19261984) 목사와 넷째인 드와이트(79) 씨는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부친의 뒤를 이어 교육 및 의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휴 목사의 아들 스티브(한국명 인세반54) 씨는 1994년 유진벨재단을 설립해 북한에 대한 의료 지원 사업을 펴고 있다. 20일 개교 기념식에는 린튼의 후손이 8명이나 방문했고 이 가운데 스티브 씨는 한남인돈문화상을 수상했다.
빌 씨는 미국에서 성장해 생활했기 때문에 3년 전까지만 해도 한남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단지 할아버지가 한국 어딘가에 학교를 설립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생명공학기술(BT) 분야의 특성화를 추진하던 한남대가 2004년 먼저 접촉을 시도하면서 인연의 끈이 다시 이어졌다. 빌 씨는 한남대와 린튼가의 관계를 명확히 알게 되자 BT 분야의 교육과 연구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남대와 프로메가는 지난해 3월 대전 한남대 대덕밸리 캠퍼스에 BT교육연구원을 설립했다. 짧게는 3일, 길게는 3개월 과정이다. 이 분야의 전문가와 고교생 및 고교 교사를 교육하는 이 연구원의 운영비 중 상당 부분을 프로메가에서 지원한다.
프로메가 BT 연구팀은 7, 8월경 한남대를 방문해 연구기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또 이 회사는 조만간 바이오 자동분석 기기 관련 국내 기업을 인수해 한남대 대덕밸리 캠퍼스에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프로메가와의 교류 협력을 담당하고 있는 한남대 강환구 국제교류원장은 이번 기업 유치는 프로메가가 사업 분야를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이 분야에 대한 한남대의 연구 역량을 높이고 이익의 일부를 공유해 학교 재정확충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저는 2004년 한남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으니 동문인 셈이에요.
빌 씨는 한남대가 지난 50년 동안 훌륭한 대학으로 성장한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할아버지가 학교를 세운 만큼 손자로서 이 학교가 더욱 발전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지명훈 mhje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