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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후진타오의 새마을운동

Posted February. 23, 2006 03:12   

베이징()에서 서남쪽으로 200km 떨어진 허베이() 성 시바이포()는 중국의 대표적인 혁명유적지다. 마오쩌둥()은 1949년 국민당 세력을 몰아낸 뒤 이곳에서 건국() 구상을 마무리했다. 2004년 춘제(설날)에 후진타오() 주석이 시바이포의 한 농가를 찾아 농민들이 설에 물만두라도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사회주의라고 말했다. 마오쩌둥이 국민당은 물러났지만 자만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그곳에서 신()농촌 건설의 국가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중국의 1세대 지도자인 마오쩌둥은 혁명의 영웅, 2세대 덩샤오핑()은 경제 개혁의 거인으로 통한다. 3세대 장쩌민()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노선을 계승해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2003년 국가주석직을 승계한 4세대 후진타오는 조화로운 사회를 추구하고 있다. 덩샤오핑과 장쩌민이 먼저 부자가 되자는 선부론()을 주장했다면 후진타오는 다 함께 부자가 되자는 공동부유론()을 역설한다.

후진타오가 농촌에 집착하는 것은 4세대 지도부의 정치적 안정과도 관련이 있다. 얼마 전 런민()일보는 농촌 문제가 이미 황색 경계선을 넘어섰다고 썼다. 농촌의 가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조화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없다는 얘기다. 중국 공산당이 2004년부터 올해까지 3년 계속 신농촌 건설을 정책 문건 1호로 채택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농민이 부유해야 사회가 안정되고 국가가 흥한다는 것이다.

14일부터 20일까지 베이징 중국 공산당 중앙학교에서는 사회주의 신농촌 운동 대토론회가 열렸다. 1970년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중국 농촌에 접목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고 한다. 일주간의 토론을 마치면서 후진타오는 생활부유()를 거듭 강조했다고 중국 언론은 전한다. 30여 년 전 우리가 한 잘살아 보세의 복사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사 헤집기의 대상이 된 새마을운동이 중국에서 부활하고 있다.

송 대 근 논설위원 dk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