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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정권 기득권의 배후인 송기인 신부가

[사설] 노정권 기득권의 배후인 송기인 신부가

Posted November. 26, 200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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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발족하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과연 역사의 진실을 균형 잡힌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사회적 화해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 반대의 길로 치달을 것인가. 그 향방을 장관급 위원장(내정) 송기인 신부가 예고하고 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이자 부산출신 참모그룹의 대부로 불리는 사실상의 권력 배후인물이다. 이 또한 우리가 송 신부의 생각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의 하나다.

6개월 전 송 신부는 한 월간지 인터뷰에서 우리사회의 기득권자들이 계속 일반사람들을 묶어놓고 자기들은 대대손손 기득권을 누리려 한다며 기득권의 뿌리를 친일()로 규정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친일친미파가 득세한 부끄러운 역사로 비하하는 자학()사관이다.

그러나 송 신부의 기득권층 비판은 그 자신이 살아있는 기득권자 그룹의 후견인이라는 점에서 자가당착()이다. 역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그가 방대한 과거사를 다룰 위원회의 심판장() 격인 위원장에 기용된 것만 해도 대통령과 특수관계가 아니라면 있을 법한 일인가. 최근 몇 달 사이에만도 송 신부를 포함해 정권의 기득권 행사로밖에 볼 수 없는 각종 공직 인사()의 전리품() 챙기기가 이어지지 않았는가.

송 신부가 그나마 과거의 기득권층을 공격할 자격을 얻으려면 현 정권의 기득권 단물 빨아먹기에 대해서도 한마디쯤은 하는 게 균형 잡힌 자세 아니겠는가. 자신들은 빼고 나머지 기득권층을 향한 사회적 반감()을 증폭시키는 것은 살아있는 권력집단의 기득권을 확대연장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더구나 학문의 세계에 맡겨야 할 역사를 정치무대로 끌어들이는 것이 온당한가.

송 신부는 또 미군철수를 위해서는 남북이 손잡아야 한다. 서울정부와 평양정부가 미국 몰래라도 긴밀하게 결속해야 민족의 번영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핵에 관해서는 북한이 겨레에게 폭탄을 던지기는 힘들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앞서 2003년 5월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38선은 미국이 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인권개선에 나서면 모든 지원을 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권고를 외면하면서 핵 카드에 매달리는 것은 남한을 군사적 인질()로 삼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속셈에서다. 남한에 단독정부가 서기 전에 북한이 이미 분단정부 수립을 준비했다는 것은 속일 수 없는 사실로 드러난 지 오래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헌법 아래 살아온 송 신부가 평양정부에 조건 없는 애정을 보내며 분단책임까지 미국에 떠넘기는 것은 의도된 왜곡인가, 역사에 대한 무지() 탓인가. 북한 김일성 정권의 기만책동에 속아 남침에 대비하지 못했던 1950년 625전쟁 직전의 상황에서 송 신부는 배운 바가 없는가.

송 신부가 앞으로 4년간 활동할 과거사정리위원회를 총괄지휘하면서 편향된 이분법적 잣대로 역사를 재단한다면 그것이 또 하나의 죄업이 될 것임을 우리는 밝혀두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