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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대통령은 경제 챙기기의 뜻을 아는가

[사설] 노대통령은 경제 챙기기의 뜻을 아는가

Posted November. 01, 200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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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이 숙제로 내준 경제 챙기기의 뜻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은 그제 국민 몇 사람과 악수한다고 경제가 금방 죽고 사는 것은 아니다. 의사더러 환자와 종일 붙어 있으라는 것은 적절치 않다. 죽으나 사나 주사만 놓으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시장에 가서 악수나 하라고 했던가.

우리 경제는 심각한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국내투자와 소비의 부진이 심각하다. 원인과 결과는 꼬리를 물고 있지만 저성장 속에 일자리 부족, 소비 위축, 납세능력 약화, 분배 개선의 어려움, 양극화의 심화 등이 녹아 있다. 이런 문제를 풀기는커녕 더욱 꼬이게 하는 정치와 정책의 기조에 심각한 병인()이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통령이 해야 할 경제 챙기기는 바로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근본원인을 성찰하고, 문제해결의 순리()에 따라 정책이 운용되도록 갈등을 조정하는 등 리더십을 발휘하는 일이다. 노 대통령은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해왔던가.

국내투자와 소비의 위축을 예로 들어보자. 국내기업의 해외투자 증가율은 두 자리 수인데 국내설비투자는 8, 9월 연속 마이너스다. 국민의 해외소비는 2030%씩 늘어나는데 국내소비는 부진하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려면 경직적인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고, 각종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며, 기업 돈이건 개인 돈이건 국내에서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사정 타협이 절실하고, 정부가 규제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하며, 경제사회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와 계층갈등 완화가 필요하다. 여기서 대통령이 발휘해야 할 리더십은 막중한 의미를 갖는다. 노 대통령은 이런 점에서 얼마나 긍정적인 기여를 했던가.

이야기를 양극화 문제로 좁혀보자. 대통령은 고비는 넘어섰고 앞으로는 파란불로 순항할 것 같지만 민생은 여전히 빨간불이라고 말했다. 성장은 괜찮은데 양극화가 문제라는 주장이다. 중산층이 서민 되고 서민이 빈민층 되는 현실을 부자 때리기로 대응하면 성장하락과 분배악화의 악순환만 낳는다는 사실을 국민은 충분히 경험했다. 행동으로 국민통합을 이끌고 기업 살리기에 나서야할 사람이 바로 대통령이다. 계층갈등을 유발하는 정책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경제 챙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