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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300억달러 수출, 구미를 배우자

Posted October. 18, 200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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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북 구미시 구미 제4공단.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후원으로 구미 수출현장 투어에 참석한 주한 벨기에대사관의 마르크 데브리트 상무관과 독일 지멘스사 최고경영자(CEO) 등 10개국 외교관과 기업인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렇게 작은 도시에서 연간 300억 달러에 가까운 수출이 이뤄지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일입니다.

공단 입주 기업이 대부분 정보통신 같은 첨단산업이라는 점이 놀랍습니다.

구미에 거물급 외국 인사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 다카노 도시유키() 전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 근무 시절 구미를 방문했다.

이시게 히로유키() 일본 경제산업성 제조산업국장, 사카키바라 사다유치(신) 도레이사 사장, 와다 다카시() 아사히글래스 디스플레이 부문 사장 등 일본 경제계 인사도 자주 찾는다.

이들은 구미시가 초청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구미에 왔다. 사진만 찍고 가는 의례적인 행사가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5월에는 레네 프란시스코 우마냐 주한 온두라스대사가 방문해 공단을 둘러보고 경제협력을 제안했다. 그는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인구 700만 명의 온두라스는 구미처럼 작지만 부자인 도시를 모델로 삼는다며 어떻게 이런 성과를 거두는지 연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주한 네덜란드대사는 해마다 구미를 방문해 LG와 합작한 필립스사를 돕는 방안을 찾는다. 라딩크 반 볼렌호벤 주한 네덜란드대사 부부는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네덜란드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공업도시 에인트호벤이 아시아권에서 자매결연한 지역은 구미와 중국 난징()뿐이다.

외국 인사들이 구미에 주목하는 까닭은 경이적인 수출액 때문이다.

1970년대 초반에 조성된 구미공단은 수출 1억 달러를 기록한 지 30여 년 만에 300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부산의 4배로 지난해 국내 무역수지 흑자액의 70%를 차지했다.

수출과 함께 도시가 성장하다보니 구미는 인구가 해마다 7000여 명씩 늘어난다. 2000년에 33만 명이던 인구가 현재 37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5000여 명.

대구에서 구미까지 출퇴근하던 장병태(45) 씨는 지난해 가족과 함께 아예 구미로 이사를 왔다.

그는 아담한 도시인 데다 소득이 높고 교육여건이 좋아서 정착했다며 국제적인 도시라는 느낌이 들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지난해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의 새너제이 시와 경제협력을 시작했다. 인구가 92만 명인 새너제이 시의 연간 수출액은 280억 달러.

지난해 새너제이 시를 방문한 구미시 관계자들에게 론 곤살레스 시장은 새너제이와 구미는 대등한 수출도시로서 경제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11월 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무역의 날 행사를 지방 도시로는 처음으로 구미에서 개최하도록 정부에 건의했다.

김관용() 시장은 국내 인구의 0.7%인 작은 도시가 전국 수출의 12%를 차지한다며 2007년 수출 500억 달러 달성을 위해서라도 올해 무역의 날은 구미에서 개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