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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핵물질 수출땐 선제공격 서울방어 못해 엄청난 피해

미, 북핵물질 수출땐 선제공격 서울방어 못해 엄청난 피해

Posted June. 09, 200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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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사잡지 월간 애틀랜틱 최신호(7, 8월 합본)는 미국의 저명한 외교정책 전략가 6명을 동원해 북한 핵 위기 상황을 가상한 모의 워게임을 실시했다. 6명에게는 각각 국가안보회의(NSC) 산하 주요 기관장회의 멤버 역할을 맡겼다. 한국으로 치면 NSC 상임위원회 격이다.

워게임은 태평양사령관의 파워 포인트 브리핑으로 시작했다.

합참의장=군사적으로 우리가 훨씬 우월하다. (전쟁이 나면) 잔혹한 살상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긴다. 이라크전보다도 훨씬 빨리.

태평양사령관=두 가지 바람직한 승리는 신속한 격퇴와 결정적 승리다. 문제는 엄청난 규모의 화학무기와 지하에 숨겨진 미사일이다. 서울 방어는 초반 며칠이 결정적이다. 먼저 화학무기와 미사일, 핵시설을 쳐야 한다. 이라크에선 전투기가 하루 800차례 출격했지만, 이번엔 하루 4000차례 출격이 필요하다.

국가정보국장=우리는 서울을 방어할 수 없다. 기껏 24시간, 아니면 48시간? 서울엔 수십만 명의 미국인이 있다. 1000만 명의 한국인은 물론이고.

합참의장=선제공격이든 반격이든 희생자를 최소화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국가정보국장=대략 어느 수준까지 최소화한다는 얘기냐? 10만 명? 20만 명?

합참의장=10만 명 미만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CIA국장=1950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북한은 1개 내지 10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합참의장=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태평양사령관=북한의 핵무기가 많아질수록 목표물 확보가 어려워진다. 앞으로 1218개월에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이나 정권 교체를 준비해야 한다.

합참의장=핵무기를 남한과 일본에 빌려줄 수 있다. 핵무기를 장착한 항공기와 미사일을 괌으로 이동시킬 것임을 공개 천명해야 한다.

국가정보국장=당신은 일본의 핵무장을 부추기자는 것이냐.

CIA국장=그 문제는 의견이 엇갈리니 다른 주제로 넘어가자.

태평양사령관=레드라인(금지선)을 어디로 잡아야 하나.

국무장관=그건 핵물질의 수출이다.

태평양사령관=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린 참지 않겠다, 우린 행동한다는 것이다.

국무장관=북한 정권을 끝내기 위해 즉각 또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무력을 사용할 것이다.

합참의장=핵무기든 뭐든 미국에서 터지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게 확실치 않더라도 너희는 표적이 될 것이라고 북한에 말해야 한다.

국무장관=확실한 증거도 없이 북한을 공격한다는 아이디어는 미국답지 못하다.

태평양사령관=김정일 정권이 붕괴한다면 남한과 중국으로 수많은 난민이 몰려들 것이다. 여기에 화학무기가 살포된다면 엄청난 비극이 될 것이다.

국방장관=복권에 당첨되면 세금 걱정을 한다.

CIA국장=물론 준비가 돼 있다면야.

태평양사령관=2300만 명의 북한 인구를 감안할 때 질서 유지와 약탈 방지 등을 위해선 50만 명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다.

CIA국장=핵화학생물무기로 무장된 국가의 붕괴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위협이다. 그런 상황을 생각하면 이라크는 그저 애들 장난이다.

태평양사령관=대통령에게 건의할 사항을 요약해 달라.

CIA국장=첫째는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진지한 외교적 접근이 시급하다. 고도의 신뢰성 있는 정보를 가져야 한다.

국가정보국장=선제공격을 하기 전에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했음을 절대적으로 확신해야 한다. 그것 없이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국방장관=문제는 외교가 실패했다는 걸 결코 모른다는 것이다.



이철희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