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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언론 양갈래 사설

Posted March. 17, 200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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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문들은 17일 시마네() 현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조례를 제정한 것과 관련한 사설을 일제히 게재했다. 논조는 한일 우호의 중요성을 강조한 측과 한국의 대응 태도를 비난한 측으로 엇갈렸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국민 여러분에게라는 제목의 편지체 사설에서 월드컵축구대회를 공동 개최하고 사람과 문화의 교류도 비약적으로 늘어난 지금의 양국 관계를 생각하면 정말 불행한 일이라며 두 나라 국민 모두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자고 당부했다.

이 신문은 옛날에는 영토 문제를 마무리 짓는 유력한 수단이 전쟁이었지만 그렇다고 한국과 일본이 지금 전쟁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실효 지배를 하는 쪽은 한국이며, 조례가 제정됐다고 자위대가 섬을 돌려받겠다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래에는 영토 다툼을 넘어 이 섬이 우호의 상징이 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를 양국이 서로 함께 생각하는 소재로 삼자고 제의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양국은 독도의 영유권 문제를 미해결로 남겨둔 채 우호협력 노력을 계속해 왔다면서 지방자치단체에 외교권이 없는 만큼 조례가 시행돼도 양국 정부가 우호 관계를 중시하겠다는 의사만 있으면 영유권 문제의 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교정상화 이후 40년간 쌓아온 우호관계에 상처를 입힌다면 두 나라 국민 모두에 손해라며 차분한 대응을 촉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독도 문제로 양국이 배양해 온 우호관계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에서는 시마네 현의 조례 제정이 일본 정부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의심하는 의견이 있는 것 같으니 양국 정부가 우선 본심을 털어놓고 신뢰관계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1999년 어업협정을 맺으면서 영유권 문제를 뒤로 미루고 독도 일대 해역을 서로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잠정수역으로 했던 것처럼 양국 정부가 외교적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우익 세력의 대변지로 꼽히는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은 조례 제정은 당연한 것이라며 한국의 반발을 부당한 시비로 몰아붙였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케시마는 역사적으로, 국제법적으로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정부 내에 다케시마 문제를 담당하는 조직을 만들고 학교에서도 이 문제를 가르치라는 시마네 현의 요구는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케이신문도 한국은 왜 제소에 응하지 않느냐는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이 1954년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자고 했을 때 한국은 응하지 않았다며 그렇게 자신이 있으면 이제라도 제소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박원재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