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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 NSC 능력부재로 사태악화

Posted August. 03, 2004 22:04   

국회 김선일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마지막 날인 3일 여야 의원들은 한결같이 김선일씨 피랍과정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판단 및 대응의 적절성과 대테러대책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보다 매섭게 NSC 관계자들을 몰아세웠다.

최재천() 의원은 1%라도 책임이 있다면 국가도 책임을 져야 한다. 부끄러워해야 하는데 NSC는 너무나 당당하다고 비판했다. 유기홍() 의원은 외교통상부와 NSC의 관리감독 이완과 대응능력의 부재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감사원이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에게만 유기치사 혐의를 제기하고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고만 한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NSC의 대테러 매뉴얼은 이번 사건에서 무용지물임이 드러났다면서 NSC를 대폭 축소해 대북문제 조언기구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김씨 석방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인 변호사 E씨(여)가 출석했다. 1988년 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뒤 외국인이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증언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씨의 신변안전을 위해 청문회에는 흰색의 차단막이 설치됐고, E씨는 통역사와 함께 차단막 뒤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E씨는 피랍사실을 왜 대사관에 알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보고할 경우 더 복잡해질 것 같아 안 했다. 만약 보고를 하면 정치쟁점화가 되고 그러면 살해될까봐 보고를 안 한 것이다고 답변했다.

이에 앞서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2일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김씨 관련 비디오테이프 원본의 전달경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여 청문회가 40여분간 지연되기도 했다.

3일간 진행된 청문회는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 결과를 넘어서는 의미 있는 결론은 얻지 못했다. NSC 외교부 등 정부 당국이 김씨의 피랍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가나무역 김 사장이 제대로 구명협상을 했는지, AP통신이 피랍 직후 비디오테이프를 입수하고도 공개하지 않은 이유 등 핵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은 원점을 맴돌았다.

다만 청문회는 AP통신 기자 1명이 아니라 3명이 외교부에 문의전화를 한 사실 AP측이 입수한 김씨 피랍 비디오테이프 원본이 4분30초가 아닌 13분짜리로 김씨가 자신의 주소 등을 명확히 언급한 점 등을 새롭게 밝혀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AP측이 왜 비디오테이프를 편집했는지, AP측으로부터 김씨 관련 문의전화를 받은 외교부 직원이 더 있는지 등은 새로운 의혹으로 남게 됐다.



박민혁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