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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

Posted June. 18, 2003 21:46   

현대가 2000년 413총선을 전후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150억원이 정치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자 당시 여당의 정치자금 조달 경위가 새삼 논란의 초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413총선 당시 민주당은 국고보조비, 후원금 등 공식 자금 외에 상당액의 비공식 자금을 조달해 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당 안팎에선 비공식 자금 조달과 배분을 권노갑() 전 고문이 지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당시 민주당은 총선 출마자들을 A(특별지원) B(통상 지원) C(최소 지원)로 구분, A로 분류된 후보에 대해서는 깜짝 놀랄 정도의 거액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지원 대상이었던 한 출마자는 선거 뒤 당에서 받은 돈이 10억원을 훨씬 넘는다. 또 나와 별도로 당 관계자가 직접 와서 돈을 쓰기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총선 이후 당내 개혁파가 권 전 고문 사퇴를 요구하는 등 정풍파동이 벌어졌을 때 권 전 고문측에서는 총선 때 A지원 대상 대부분은 수도권에 출마한 이른바 개혁파였다. 권 전 고문에게 그렇게 돈을 받아갔던 사람들이 이럴 수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린 일도 있다.

다만 권 전 고문이 그 많은 돈을 어디서 조달했느냐 하는 부분은 이제까지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나 이번 특검 조사에서 박 전 장관의 현대 자금 수수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2000년 총선 당시 박 전 장관 등 당 밖의 여권 핵심부와 현대가 자금조성을 담당하고, 권 전 고문은 이를 받아 배분하는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현 정부의 관계자들 사이에서 2000년 총선을 전후해 현대가 청와대에 전달한 돈은 150억원이 훨씬 넘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한 관계자는 당시 현대가 전달한 돈은 400억원 이상이라고 들었다. 특검에서도 그 윤곽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에 확인된 150억원의 정치권 유입 여부에 관계없이, 또 다른 현대의 뭉칫돈이 여권 핵심을 거쳐 당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현대가 2월 발표한 대북송금액(5억달러)과 실제 확인된 송금액(4억5000만달러)이 다르다는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특검 수사에서 현대는 차액 5000만달러(약 600억원)가 현물지원이라고 해명했지만, 현물지원은 송금과는 다르다. 5000만달러의 행방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승모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