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동아건설에 대해 회사정리절차를 폐지한 것은 파산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하더라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결정으로 보여진다. 실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이 기업을 존속시킬 때보다 청산하는 것이 2000억원 가량의 가치가 더 있다는 결론을 내림으로써 법원으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회생가능성이 없는 기업을 퇴출시키지 않고 은행빚으로 계속 연명시키는 것은 재판부의 표현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이해관계인 즉 국민부담만 늘리는 것이다. 그동안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이 동아건설에 협조융자와 출자전환 등을 쏟아부은 3조원 가량의 돈은 어디서도 찾을 길이 없게 됐다.
80년대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독점수주하면서 급성장하던 회사가 이 지경이 된데는 사주 최원석씨의 방만하고 부패한 경영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씨가 경영권을 내놓은 후 황제경영의 썩은 환부가 일부 드러났다. 최씨는 정경유착을 통해 부도덕한 경영을 보호받았다. 동아건설은 재계순위 10위였지만 손이 큰 사주 최씨가 전두환 노태우씨에게 바친 뇌물액수는 재계순위를 껑충 뛰어넘어 2위에 이르렀다.
198897년 최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동안 수천억원의 분식회계를 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경영의 전권을 행사하는 대주주는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기 위해 경영성과를 부풀리기에 바빴다. 금감원과 검찰이 조사에 착수했으니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 국민에게 엄청난 부담을 지운 책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국민부담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채권단이 새로 임명한 경영진은 비자금을 조성에 선거판에 돈을 뿌렸고 전 사주 최씨는 이를 약점으로 잡아 회사내 자신의 세력들과 연계해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동아건설의 청산은 잘된 일이지만 걱정되는 것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이다. 리비아 정부는 2단계 공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에 대비해 현지법원에 62억달러에 이르는 손해배상을 제기해놓고 있다. 작년 유가 급등으로 오일달러를 확보한 중동지역의 국가들이 토목 플랜트 공사발주를 늘리면서 올들어 국내건설업체의 해외수주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마당에 리비아 대수로 공사가 차질을 빚는다면 한국 건설업체의 해외 신인도가 크게 손상돼 급격한 수주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이미 95% 공정이 완료된 상태이므로 정부 관계부처가 긴밀히 협조해 원활하게 공사가 마무리될수 있도록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동아건설이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북한경수로 건설 컨소시엄도 이상이 생겨서는 안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