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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기테러…최소 40여명 사망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기테러…최소 40여명 사망

Posted March. 16, 2019 08:05,   

Updated March. 16, 20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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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도심 한가운데서 역사상 최악의 무슬림 증오 테러가 발생했다. 15일(현지 시간)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두 곳에서 총격 참사가 발생해 최소 40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범행 장면을 생중계까지 했다.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날 오후 1시 40분경 크라이스트처치 중심가에 위치한 이슬람사원 ‘마스지드 알 누르’에 난입해 사원 내 신도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 금요일인 이날은 이슬람교의 예배일이라 사원 내에 약 300명의 신도가 모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지드 알 누르에서 3마일(약 4.8km) 떨어진 서부 린우드 지역의 사원에서도 총격이 발생했다. 이 총격이 첫 총격과 동일인의 소행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마시지드 알 누르에서 최소 30명, 린우드 사원에서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20명 이상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첫 총격의 용의자는 호주 출신의 백인 남성 브렌든 태런트(28)로 알려졌다. 그는 총격 직전 트위터와 이미지 보드 사이트 ‘8chan’에 올린 74페이지 길이의 ‘반이민 선언문’에서 자신의 신상, 범행 목적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그는 “백인이 살아 있는 한 침입자들이 우리의 땅을 가져갈 수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범행 이유를 밝혔다.

 뉴질랜드를 범행 장소로 택한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먼 곳도 ‘대량 이민’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2년 전부터 테러를 구상했고, 3개월간 장소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마스지드 알 누르 사원을 공격하는 모습을 생방송했다. 용의자가 카메라를 단 헬멧을 쓰고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17분 길이의 영상에는 그가 차량을 운전해 이슬람 사원으로 이동하는 과정, 트렁크에서 총을 꺼내고 사원에 진입하여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는 장면들이 그대로 담겼다. 영상에서 그는 “타깃이 너무 많아 겨냥할 시간도 없었다”고 중얼거리기도 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총격범을 포함해 4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 중 2명은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이 경찰에 체포될 당시 타고 있던 차에는 폭발물이 부착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던 총리는 “오늘은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암담한 날 중 하루”라고 말했다. 경찰은 당분간 이슬람 사원의 문을 닫을 것을 권고했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