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60일간 연장하고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내용 등이 담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14일(현지 시간, 미 동부시간 기준) 합의했다.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106일 만에 종전으로 향하는 최대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양국 대표단은 19일 스위스에서 만나 MOU에 서명한 뒤 이란 핵 능력 억제 방안과 미국이 동결 중인 이란 자금 해제 등 핵심 쟁점을 두고 본격적인 후속 협상에 나선다. 다만 이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이가 크고, 양국 내 강경파 반발도 여전해 평화 체제 정착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80세 생일인 14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지금 완료됐다. 이번 위대한 합의가 중동 전역에 평화와 안보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도 15일(이란 시간 기준) 미국과 종전 협상에 관한 MOU 문안을 확정했다며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과 군사 작전은 즉각적·영구적으로 종료된다”고 밝혔다. 양측을 중재해 온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도 X에서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이란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19일 MOU 서명 뒤 개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서 미국이 시행 중인 해협 역(逆)봉쇄 또한 해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유가 중동과 전 세계를 향해 다시 양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과 이란은 일단 이번 합의를 통해 군사 충돌을 멈추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최소한의 시간은 확보하게 됐다. 고질적인 경제난에 시달려 온 이란,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와 여론 악화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 모두 더 이상의 충돌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단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란은 ‘핵무기 개발 금지’라는 원론적인 부분에만 동의했을 뿐 보유 중인 농축 우라늄의 처리, 농축 허용 수준 및 기간, 핵 시설 사찰 등을 두고 미국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 동결 중인 이란 자금의 해제에 관해서도 미국은 핵 폐기 이행 성과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경제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입장이나 이란 측은 대규모 제재 해제를 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양측이 모두 MOU를 자국의 외교 승리로 자찬하고 있지만 이란의 핵 능력 억제, 제재 완화 등 민감한 쟁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향후 협상으로 넘겨졌다고 지적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