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빠르면 16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나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수 있다고 AP통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양국은 앞서 11, 1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가진 1차 종전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7일 합의한 ‘2주 휴전’이 종료되는 21일 이전에 새로운 대면 협상을 추진하기 위한 양측의 물밑 접촉이 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미국은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15척 이상의 군함을 투입해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 작전을 개시했다. 이란의 자금줄인 원유 수출을 막고, 외부로부터의 전쟁 물자 보급도 차단하는 옥죄기에 나선 것이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둔 ‘강 대 강’ 대치 와중에도 협상은 이어가려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우리는 상대편(이란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아왔다. 그들(이란)은 합의를 매우 간절하게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차 협상에서 많은 것들을 합의했음에도 이란은 핵무기 개발 포기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이제 그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도 같은 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 “우리는 휴전을 위한 조건을 명확히 밝혔고 이를 준수할 의지가 있다. 오직 국제법에 따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라늄 고농축 포기 등 핵심 의제에서 미국과 이견이 있지만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것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쟁 발발 후 양측을 중재해 온 파키스탄의 한 고위 관계자 또한 미국 CBS방송에 “양측과 활발히 접촉하면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 상황에 따라 21일 종료되는 ‘2주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역봉쇄 작전과 관련해 “(이란의) 배 중 어느 하나라도 우리의 봉쇄 함정에 가까이 다가오면 즉각 제거될 것”이라며 “마약상을 상대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살상 체계를 사용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해부터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주요국의 마약선을 연달아 격침시킨 것과 유사한 작전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국제 선박 추적 서비스 ‘머린트래픽’에 따르면 미국의 역봉쇄 직후 중국 관련 유조선 2척은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서 회항했다. 다만 이란 연계 의혹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동아프리카 코모로 선적 유조선 ‘엘피스’호는 역봉쇄 작전 직전에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갔다.
유근형 noel@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