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전쟁의 확전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일부 전력의 해외 차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내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은 미국이 이른 시기에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차출을 공식 요청해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5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주한미군은 일부 전력의 해외 차출을 위한 사전준비로 보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소식통은 “주한미군 전력 가운데 중동사태에 긴요한 무기·장비의 차출에 대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활동으로 안다”고 전했다.
중동 상황이 확전 양상으로 흘러가며 타격 및 요격 미사일 등 탄약 수요에 따라 주한미군 핵심 전력에 대한 차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엄청난 양의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탄약 비축량 소진 등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록히드마틴 등 주요 방산업체 관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이 회의의 목적이 급격히 줄고 있는 방공 미사일 등 무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방산업체를 압박하려는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란의 타격 대상이 된 걸프 지역 국가들도 방공 미사일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걸프 지역에 패트리엇 등 요격미사일 추가 공급을 약속했으나 실제 무기 인도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전차 등 지상 장비보단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같은 방공무기와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지대지 미사일, 로켓탄 등 다연장로켓(MLRS) 발사 무기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공습(미드나이트 해머) 작전 당시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2개 포대가 한미 간 협의를 거쳐 중동지역으로 순환 배치된 바 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의 차출이나 비축한 요격 미사일 가운데 일부를 반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 전력은 북한 핵·미사일을 방어하는 핵심 방공망이라는 점에서 차출이 현실화될 경우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무 완수 후 복귀를 전제로 한 ‘일시적 순환배치’를 넘어 확전 등으로 차출이 장기화될 경우 대북 연합대비태세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은 미국이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차출을 공식 요청할 경우 ‘대체·보완전력’을 신속히 전개해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방침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주한미군의 임무는 우리 군과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