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미 마두로 축출…국익과 힘 ‘돈로주의’ 실체 보였다

미 마두로 축출…국익과 힘 ‘돈로주의’ 실체 보였다

Posted January. 05, 2026 09:35   

Updated January. 05, 2026 09:35


미국이 ‘확고한 결의’로 명명한 심야 체포 작전으로 13년간 집권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축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마두로 부부를 체포하고 뉴욕으로 압송하는 과정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생중계로 지켜봤다고 한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에 대한 폭격에 이어 군사력을 동원해 적대 국가는 정권까지 교체할 수 있다는 의지와 힘을 국제사회에 과시한 것이다.

중국 등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비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체포작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부부를 뉴욕으로 데려와 재판을 받게 할 것”이라며 작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2020년 마두로를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마두로가 마약카르텔의 우두머리처럼 눈가리개를 하고 흰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압송되는 장면과 마약단속국(DEA) 뉴욕지부로 추정되는 곳에서 수갑을 찬 채 연행되는 장면도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축출 명분으로 마약 위협 제거를 강조했지만 “새로운 안보전략 하에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고 본심을 드러냈다. 서반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각인시킨 것이다. 또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건설했는데 사회주의 정권이 훔쳐갔다”며 과거 우고 차벨스 정권이 베네수엘라 유전을 국유화해 손해를 본 미 석유기업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도 감추지 않았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최대 채권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로주의를 계승하고 많이 뛰어넘었다”며 “돈로주의(Don-roe Doctrine·도널드 트럼프와 먼로주의의 합성어)”를 언급했다.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을 배제하는 19세기 먼로주의를 계승하고 중국 등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공세적 미국 우선주의를 예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카인을 미국에 보내고 있다” “실패한 국가”라며 콜롬비아와 쿠바와 같은 중남미 반미 정권이 다음 타깃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해 정권 교체 공포를 확산시켰다.

11월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인 중간선거가 열린다. 물가 등 국내 현안이 선거 민심을 좌우하지만, 이번에는 외교 안보 문제로 선거 전선이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불법이민자 문제를 부각해 득표 전략으로 활용했다. 원유 매장량 세계 1위 베네수엘라와 중남미의 정정 불안은 세계 원유수급과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서반구에서 불고 있는 공세적 돈로주의와 미중 갈등 전선 확대를 주시하며 에너지, 자원, 금융 안정 등 종합 대책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朴湧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