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취임 후 첫 연쇄 정상회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메르츠 총리에게 “대한민국은 독일의 경험에서 배울 것이 많이 있다”며 “어떻게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독일을 이뤄냈는지 그 경험을 배우고 대한민국도 그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혹시 숨겨 놓은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꼭 알려 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운 가운데 남북 통일을 위한 대북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이에 메르츠 총리 역시 웃으면서 “비밀 노하우는 없다”고 답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어 “한반도와 주변의 상황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많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의 대(對)중국 인식 역시 궁금하다. 저희도 대중국 전략을 고심 중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도 이 대통령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분단 극복과 통일의 경험을 가진 독일의 지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향후 에너지, 핵심 광물 등 공통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관계를 강화하자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앞서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프랑스와 대한민국은 특별한 관계인데 오늘 회담을 계기로 각별한 관계로 발전하면 좋겠다”면서 “양국 관계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더 격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이 남침으로 위기를 겪을 때 파병을 통해 지원해 준 점에 대해 다시 감사드린다”며 “문화, 경제, 안보, 첨단기술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을 더 확고히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양국은 안보·인공지능(AI)·우주·원자력발전·재생에너지·퀀텀(양자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 문제 등 핵심 사안에 대해 명백하고 일관성 있는 입장을 유지해주는 점에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선 “양국이 방산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AI와 우주산업 분야에서도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내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마크롱 대통령을 한국에 초청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내년 방한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