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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통’ 열고 오피스텔 파는 청년들… ‘빚투’는 레버리지 아니다

‘마통’ 열고 오피스텔 파는 청년들… ‘빚투’는 레버리지 아니다

Posted November. 07, 2025 07:17   

Updated November. 07, 2025 07:17


코스피가 세계 증시 중 가장 가파르게 오른 데다, 정부까지 투자를 적극 권하면서 빚을 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청년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상승장에서 나만 소외될 순 없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강하게 발동한 것이다. 이번 주 주가 급락의 충격을 한바탕 겪었는데도 청년층의 투자 열기는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6일 코스피는 4,026.45로 마감하면서 0.55% 상승했다. 앞서 3일 4,221.87라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코스피는 미국에서 제기된 ‘AI 거품론’ 영향으로 4, 5일 이틀 만에 5% 넘게 하락했다. 어제 주가 반등은 동학개미들이 주도했는데, 개인 투자자들은 사흘 연속으로 외국인의 한국주식 매도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시장 불안에도 이른바 ‘불장’에 뛰어드는 청년개미의 열기는 뜨겁다. 당첨 가능성이 희박한 청약통장을 깨 투자에 나선 회사원, 결혼자금으로 물려받은 오피스텔을 팔아 주식을 사는 청년이 등장했다.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빌린 돈 등으로 1억 원 넘게 투자했다가 이번 주 급락한 증시에서 한달 봉급을 날렸다고 호소하는 대기업 직원도 있다. 앞서 상승장에서 주가하락 쪽에 베팅했다가 큰 손해를 본 개미 중에도 2030 청년층이 많다고 한다. 주식에 투자하려고 개인이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석 달 만에 4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지금은 증시의 향후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운 때다.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 AI혁명에 대한 기대감 등 상승요인, 과도한 AI투자에 대한 걱정과 미국발 무역전쟁의 불확실성 등 하락 요인이 병존한다. 한국 증시에는 막대한 대미투자 약속으로 인한 원화약세 장기화로 환차손을 피하려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할 가능성 같은 별도의 리스크도 있다.

이런 때 ‘영끌’ ‘빚투’ 주식투자는 청년층의 자산형성 경로에 깊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그런데도 다락처럼 오른 아파트 값, 서울·경기지역 주택거래와 대출 규제로 내 집 장만을 포기한 청년들까지 증시에 몰려드는 중이다. 상황을 경계하고 관리해야 할 금융당국까지 “빚투도 레버리지의 일종”이라며 빌린 돈을 지렛대(레버리지)로 삼는 투자방식을 부추긴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빚에 의존한 투자는 위험하다. 정부는 책임지지 못할 주가 띄우기를 중단하고, 증시 참가자들은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