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600 선을 돌파했다. 올해 11번째 최고치 경신이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며 증시를 견인했다.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10일 코스피는 개장 초반부터 3,600 선을 넘어 거래되다 전 거래일 대비 61.39(1.73%) 오른 3,610.60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3,617.86까지 치솟기도 했다. 장중 고가와 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치다. 연휴 직전인 2일 3,500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1거래일 만에 다시 3,600 선 고지에 오른 것이다.
추석 황금연휴로 이어진 5거래일 휴장 동안 누적됐던 ‘호재’가 한 번에 반영돼 반도체주가 주로 급등했다. 삼성전자(+6.07%)는 9만4400원, SK하이닉스(+8.22%)는 42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619조3591억 원으로 처음으로 600조 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 시총도 311조5850억 원으로 300조 원 돌파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 기간 엔비디아, 오픈AI, AMD 등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소식이 이어지자 외국인들이 국내 AI 반도체 기업에 몰린 것이다. 이날 외국인은 1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5945억 원, 개인은 5020억 원 순매도했다.
‘AI 증시 거품’에 대한 일부 경고에도 시장은 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첨단 반도체뿐만 아니라 범용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전반에 대한 공급 부족이 예상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AI에 필수적인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원자력 관련 주도 덩달아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14.97%), HD현대일렉트릭(+5.6%), 효성중공업(+6.09%)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반도체, 원자력, 전력기기 등 AI 관련주를 제외한 종목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에서 상승한 종목은 277개인 반면 하락한 종목은 624개에 달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9.90%), 한화에어로스페이스(―5.01%) 등 2차전지, 방산주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홍석호 will@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