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해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이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확정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이다.
2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비핵화 협상을 포기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것. 김 위원장이 공개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가진 뒤 ‘트루스소셜’에 “경주 APEC 정상회의 때 시 주석과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을 비판하며 비핵화 협상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단언하건데 우리에게 ‘비핵화’라는 것은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우리리는 한국과 마주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 하지 않을것”이라며 “일체 상대하지 않을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2일 공개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는 대신 생산을 동결하는 트럼프-김정은 간의 합의를 수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이 제안한 ‘핵 동결→축소→폐기’ 북핵 3단계 로드맵과 관련해 북-미가 합의하면 ‘핵 동결’을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북한 핵 동결에 대해 “임시적 비상조치”로서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인 목표만을 고집하기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일부라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사실상 북한 비핵화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북한은 핵을 포기할 생각도, 우리와 대화할 의지도 없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는 여전히 평화를 구걸하며 공허한 ‘비핵화 3단계 해법’을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오혁 hyu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