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참모진 만난 尹 “의기소침 말고 각자 위치서 최선 다하라”

참모진 만난 尹 “의기소침 말고 각자 위치서 최선 다하라”

Posted February. 01, 2025 07:22   

Updated February. 01, 2025 07:22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을 접견한 뒤 “대통령실이 국정 중심인 만큼 의기소침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 접견 후 “대통령은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잘 지내고 있다’고 말씀했다”면서 “건강하고, 또 의연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 연휴 중 의료체계는 잘 작동됐는지, 나이 많이 잡수신 분들 불편 겪지는 않으셨는지 물으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접견에는 정 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강의구 부속실장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되고 나서 2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변호인 외 접견 금지 조치를 해제한 뒤 이뤄진 첫 일반 접견이다. 오전 10시부터 30분 정도 다른 수용자와는 분리된 장소에서 면담하는 장소 변경 접견 형식으로 이뤄졌다. 장소 변경 접견은 주 1회 최대 5명까지 가능하다.

윤 대통령이 이날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국정의 중심’을 언급한 것을 두고 “대통령으로서의 건재함을 드러낸 옥중정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직무정지 후 대통령실은 대통령 권한대행 지원 조직으로 축소되고 정무·안보·정책 등 전 분야에서 사실상 ‘개점휴업’ 중인 가운데 국회 탄핵 의결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치며 참모들을 격려한 것이란 취지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연휴 중 의료체계나 노년층 불편 등 민생 관련 현안에 대한 우려를 짚으면서 구속 중에도 민생 현안을 챙기는 방식으로 ‘옥중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했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법원 재판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틈틈이 자신을 찾는 여권 인사들을 통해 지지층 결집을 위한 옥중 메시지를 발신할 전망이다. 다음 주부터는 김대기·이관섭 전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전직 참모들, 국민의힘 의원들과 여당 소속 시도지사들도 순차적으로 윤 대통령을 접견할 방침이다. 다만, 김건희 여사는 윤 대통령 면회를 위해 구치소를 방문하진 않을 것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에 대한 일반 접견이 가능해진 가운데 구치소 앞은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300명이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선 참가자들이 ‘탄핵 무효’를 외쳤다. 반면 이들과 25m 떨어진 곳에서 동시에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서는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일부 참여자들 간 고성 속에 다툼이 벌어지자 경찰은 양측 간 충돌에 대비해 참가자들을 분리하고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