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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라파 지켜보고 있다” 反戰 밈 4400만회 공유

“모두가 라파 지켜보고 있다” 反戰 밈 4400만회 공유

Posted May. 31, 2024 08:16   

Updated May. 31, 2024 08:16


“모두가 라파를 지켜보고 있다(All eyes on Rafah).”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잇단 공습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각국 소셜미디어에서 이 문구를 적은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라파 일대 피란민텐트촌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을 바탕으로 만든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가 ‘반전(反戰)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팔레스타인계 모델 지지 & 벨라 하디드 자매, 영국 가수 두아 리파, 프랑스 축구 선수 우스만 뎀벨레 등 각국 유명 인사도 잇따라 해당 콘텐츠 공유에 앞장서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최소 4400만 건의 관련 이미지가 공유됐다.

알자지라방송 등은 29일(현지 시간) 드넓은 사막과 눈 덮인 산을 배경으로 끝없이 줄지어 늘어선 텐트가 담긴 이미지가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26일 이스라엘군이 라파의 텔알술탄 피란민촌을 집중 공격해 최소 50여 명이 숨진 뒤 이스라엘 규탄 목소리가 커지며 이 같은 움직임이 빨라졌다.이 문구는 올 2월 세계보건기구(WHO)의 팔레스타인 구호 책임자인 리처드 피퍼콘이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살상을 비판하며 처음 사용했다.

이 이미지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군사시설도 아닌 피란민촌을 집중 공격한 것을 문제 삼는다. “피란민촌은 안전지대”라며 가자 주민들을 이동시키더니 이곳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또 이스라엘이 라파 검문소를 거쳐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품 반입을 지연시키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된 것에 경종을 울리는 취지도 있다. 이스라엘군은 29일에도 라파와 이집트를 잇는 ‘필라델피 통로’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곳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밀수 통로로 이용됐기에 장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 라파와 해당 이미지 속 라파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알자지라방송은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지구 하늘에는 항상 연기가 치솟고, 텐트가 질서정연하게 설치돼 있지도 않다”고 전했다. 이에 일부는 “진짜 라파는 이런 모습”이라며 시신이 쌓여 있는 실제 라파의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