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34년 만에 돌아온 US오픈에 들썩이는 보스턴

34년 만에 돌아온 US오픈에 들썩이는 보스턴

Posted June. 16, 2022 07:38   

Updated June. 16, 2022 07:38

中文

 “보스턴 스포츠를 위한 위대한 한 주가 될 것이다.”

 미국 5대 프로 스포츠(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축구) 구단을 모두 보유한 스포츠 도시 보스턴이 34년 만의 US오픈에 대한 기대로 들끓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소속 선수들의 대회 출전이 허용되면서 기존 투어 잔류파와의 갈등 상황에 눈길이 쏠리지만 US오픈 자체에 대한 관심도 높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이 1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 더 컨트리클럽(파70)에서 개막한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US오픈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글과 함께 자신의 사인이 담긴 골프백과 US오픈, 메이저리그(MLB)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 티켓 두 장을 경품 이벤트로 내걸었다. 15일 현재 2만 개가 넘는 응모 댓글이 달렸다. 매킬로이는 보스턴 명물인 랍스터가 그려진 골프화를 신고 연습라운드에 나서기도 했다.

 1988년 이후 처음으로 US오픈이 열리는 더 컨트리클럽은 레드삭스의 안방구장인 펜웨이파크에서 약 7km 떨어져 있을 정도로 가깝다. 인근 버몬트주 출신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키건 브래들리(36)는 15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레드삭스의 경기에 시구자로 나서며 눈길을 끌었다. 브래들리의 아내 질리언은 레드삭스 출신의 명포수였던 칼턴 피스크(75)의 조카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욘 람(28·스페인)의 기자회견에서는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에 진출한 골든스테이트와 보스턴 중 어느 팀을 응원하느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17일 보스턴 TD가든에서 NBA 파이널 6차전도 예고돼 있다. 이에 람은 과거 휴가를 떠났다가 보스턴 선수인 제이슨 테이텀(24) 가족을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보스턴 응원 의사를 밝혔다.

 보스턴 지역매체인 WGBH는 이번 US오픈으로 관계자 및 갤러리 포함 약 17만5000명이 보스턴을 방문할 것으로 추산했다. 인근 학교들은 대회 주차장 용도로 공간을 내주기도 했다. 대회 기간 교통 통제도 이뤄진다.

 LIV를 향한 투어 잔류파의 비판 목소리도 여전했다. 매킬로이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이것이 옳은 일”이라며 “잭 니클라우스와 아널드 파머 등 많은 선수들이 만들어낸 것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는 것이 싫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람 역시 “나는 절대 돈을 위해 골프를 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켑카(32·미국)는 “(LIV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지친다. US오픈에만 초점을 맞추는 데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선수로는 임성재(24), 김시우(27), 김주형(20), 이경훈(31)이 출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지난달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했던 임성재는 “US오픈 경기장은 항상 코스와 러프가 길고 그린을 읽기 어렵다. 침착함과 인내심을 위한 좋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