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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방 고법 판사에 첫 한국계 여성 ‘루시 고’

美연방 고법 판사에 첫 한국계 여성 ‘루시 고’

Posted September. 10, 2021 07:25   

Updated September. 10, 202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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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국계 여성인 루시 고(한국명 고혜란·53)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 판사를 제9연방항소(고등)법원 판사로 지명했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첫 한국계 여성 연방고법 판사가 탄생한다. 한국계 미국인 연방판사로는 리처드 닉슨 정권에서 미 최초의 아시아계 연방고법 판사로 발탁된 허버트 최(최영조·1916∼2014)에 이은 두 번째다.

 백악관은 8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고 판사를 제9연방항소법원 판사에 지명한다고 밝혔다. 특히 연방고법 판사로 재직할 첫 한국계 여성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미국의 다양성을 법원에 반영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1968년 수도 워싱턴에서 한인 2세로 태어난 고 판사는 하버드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로스쿨까지 졸업했다.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여성법·공공정책위원으로 일했고 캘리포니아주 검사보를 지냈다. 민간으로 자리를 옮겨 실리콘밸리의 유명 로펌에서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2008년 아널드 슈워제네거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의해 샌타클래라 카운티의 고등법원 판사로 뽑혔다. 2010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그를 연방지법판사로 임명해 첫 한국계 연방지법 판사 기록을 썼다. 남편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케야르 캘리포니아주 대법관(49)과의 사이에 두 자녀가 있다.

 그는 로펌 변호사 시절 실리콘밸리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상대하며 특허 및 상법 분야의 전문성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판사 때도 삼성과 애플이 첨예하게 다퉜던 특허 소송을 맡아 관심을 모았다. 그는 2014년 삼성의 애플 특허 3건 침해, 애플의 삼성 특허 1건 침해라는 배심원단 평결을 받아들였다.

 그는 이번 지명에 앞서 2016년 2월 오바마 당시 행정부로부터 제9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됐다. 당시 야당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인준을 받지 못했고 이듬해 3월 상원 임기가 끝나면서 지명 또한 자연 소멸했다. 이번 지명은 두 번째다. 미 연방항소법원은 모두 13개이며 제9연방항소법원은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오리건 워싱턴 알래스카 하와이 등 서부를 관할한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