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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째 캘리포니아 산불… 서울 10배 면적 태워

12일째 캘리포니아 산불… 서울 10배 면적 태워

Posted July. 27, 2021 08:05   

Updated July. 27, 202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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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례 없는 폭염이 덮친 미국에서 이번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12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미 서울시 면적(605km²)의 10배가 넘는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고 수천 채의 주택이 위험에 노출돼 주민들이 대피했다. 외신은 기후변화가 가져온 재난이라고 전했다.

 25일 CNN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3일 발생한 산불이 계속돼 이날까지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일명 ‘딕시(Dixie·미국 남부를 뜻함) 파이어’로 불리는 이번 산불로 뷰트카운티 등 771km²가 소실됐다. 화재가 발생한 지 12일째로 열흘도 넘었지만 이날까지 진화율은 21%에 그쳐 1만여 채의 건물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딕시 산불은 24일 다른 산불과 결합하며 불길이 더욱 거세졌다. 주택 1만700채 이상이 산불의 위협 범위에 들어온 캘리포니아 북부 뷰트 등 4곳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현장 소방지휘관 섀넌 프래서는 “불길이 우리를 앞질러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미국 12개주 86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25일까지 6063km²의 면적이 불에 탔다. 소방관 2만2000여 명이 배치돼 곳곳에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이 난 곳들이 메마른 초목 지대면서 외딴곳이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형은 경사가 가파르고 험준해 소방차가 들어갈 수도 없다.

 이번 산불로 인한 2차 피해도 보고됐다. 극지연구소는 북극 그린란드 북서부의 눈 시료에서 산불의 부산물 중 하나인 레보글루코산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소는 미국 산불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수천 km 떨어진 그린란드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인공위성으로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눈, 빙하 위에 쌓이면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해 얼음을 녹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립기상청은 “산불 탓에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해 건강에 해로울 정도로 공기 질이 악화됐다”며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은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고 밝혔다.

 국경 너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도 최근 수백 건의 화재가 발생해 20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외신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기후변화라고 지목했다. CNN은 “기후변화가 점점 더 파괴적 산불을 일으키고 수천 가구가 대피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전했다. 산불이 집어삼킨 미 남부, 서부 지역은 최근 폭염으로 저수지와 밭이 마르고 열사병 환자들이 대거 나온 곳들이다.


이은택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