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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2인자에 주한미군 철수 반대 여성

美국방부 2인자에 주한미군 철수 반대 여성

Posted January. 01, 2021 07:43   

Updated January. 01, 202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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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국방부 부장관에 캐슬린 힉스 전 국방부 정책담당 수석부차관(사진)을 낙점했다. 힉스 전 수석부차관이 의회 인준을 통과해 임명되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펜타곤 2인자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동안 힉스는 주한미군 감축이 한반도에서의 미국 입지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혀 왔다.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힉스 전 수석부차관을 국방부 부장관에,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에는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콜린 칼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힉스는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겸 국제안보프로그램 국장을 맡고 있고, 바이든 인수위 기관검토팀에서 국방부 담당 팀장 역할을 해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외교의 중심축을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옮기는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을 시행할 당시 국방부에서 국방전략지침(DSG) 업무를 맡아 이에 관여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힉스를 지명한 것은 당초 국방장관으로 유력했던 여성 인사인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의 지명이 무산된 뒤 여성계의 불만이 불거진 것을 일부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힉스는 대부분의 경력을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쌓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를 보완해줄 참모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힉스의 지명은 중국과 관련해 오스틴 지명자의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안심시키기 위한 신호”라고 풀이했다.

 군인 출신이 아닌 힉스의 지명은 ‘민간에 의한 군의 통제’에도 부합하는 카드다. 오스틴 지명자는 퇴역한 지 4년밖에 되지 않아 ‘국방장관이 되려면 퇴역 후 7년이 지나야 한다’는 규정의 특별면제 승인을 의회에서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인도 이를 염두에 둔 듯 “존경받고 능력 있는 이 민간 지도자들이 국방부를 이끄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힉스 지명자는 중국과 북한 등 아시아 분야에 대한 기고 및 인터뷰 등 활동도 활발히 해왔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CSIS 기고문에서 “주한미군의 일방적인 감축은 협상 테이블에서 계속 배제돼야 한다”며 “주한미군 감축은 한반도에서의 협상 입지를 약화시키고 미국 국민과 경제를 보호하는 능력을 훼손하며 중국 및 러시아의 잠재적 군사위협에 맞서는 우리의 이점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2017년 2월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결국 핵보유국으로 남을 것”이라며 미국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