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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악계, 긴 겨울잠 깨고 기지개

Posted May. 26, 2020 07:39   

Updated May. 26, 202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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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긴 겨울잠에 빠져 있던 국내 교향악단들이 하나둘씩 다시 팬들을 만난다.

이달 무대 복귀의 신호는 21일 KBS교향악단이 끊었다. KBS교향악단은 이날 예정됐던 정기연주회를 협연자 입국 등 문제로 취소하는 대신 특별콘서트 ‘헌정’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어 오케스트라 애호가들의 긴 갈증을 달래주었다.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협연으로 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 등을 연주했다. 티켓 판매 금액 전액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국경없는 의사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30일 상임지휘자 박영민 지휘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의 교향악적 가곡집 ‘대지의 노래’를 연주한다. 중국 당송(唐宋) 시대 한시(漢詩)를 독일어로 번역한 가사에 곡을 붙여 시간의 무상함 및 인간과 자연의 화합을 노래한 작품이다. 메조소프라노 이아경과 테너 김재형이 협연한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정치용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들고 첼리스트 문태국이 협연하는 ‘낭만의 해석 I’ 콘서트를 다음 달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다. 국악과 오케스트라가 만나는 김택수 ‘더부산조’, 생상스의 첼로협주곡 1번,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을 연주한다. 차이콥스키 후기의 숨은 걸작으로 꼽히는 만프레드 교향곡은 자기 회의에 빠져 스위스 산속에서 방랑하는 주인공을 그린 바이런의 극시(劇詩)를 표현한 작품이다. 생상스의 첼로협주곡 1번은 첼로라는 악기의 위상을 바꿔놓은 전설적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가 가장 사랑했던 협주곡으로 알려져 있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최희준 예술감독 지휘로 다음 달 4일 경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소련을 대표하는 작곡 거장 쇼스타코비치의 대곡인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를 연주한다. 400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낳으며 제2차 세계대전 최대 비극 중 하나로 꼽힌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大)공방전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공연들은 모두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객석 띄어 앉기가 적용된다. 관객들은 연주회장 입장 후에도 계속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한편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이달 29일 예정된 정기연주회를 협연자 입국 문제 등에 따라 취소하고 대신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비대면 온라인 콘서트를 연다. 공연은 유튜브 ‘서울시립교향악단’ 채널에서 생중계한다. 이 콘서트는 벤스케 음악감독의 요청에 따라 무대 위 연주자도 적정 거리를 두고 연주하는 ‘무대 위 거리 두기’를 적용한다. 이에 따라 오케스트라 편성도 소규모로 유지되며 대편성 곡은 연주가 불가능하게 된다.

서울시향은 곧 프로그램을 공개할 계획이며 향후 일정에 대한 ‘무대 위 거리 두기’ 적용 여부도 밝힐 예정이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