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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온라인 개학, 그래도 지속가능한 미래 교육 모델로

불안한 온라인 개학, 그래도 지속가능한 미래 교육 모델로

Posted April. 10, 2020 07:39   

Updated April. 10, 202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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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전국의 중3과 고3학생 85만 명이 온라인 수업으로 새 학기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초중고교의 개학을 네 차례 연기했지만 여전히 감염 확산의 위험이 있어 정상 개학 대신 중고교 3학년생부터 순차적으로 초유의 온라인 개학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개학 첫날부터 전국 곳곳에서는 원격 수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화상회의 시스템과 장비 부족으로 쌍방향 수업을 하는 학교는 드물었다. 수업 자료가 올라와 있는 EBS 온라인클래스는 30분 넘게 사이트 접속이 되지 않았다. 동시 접속자를 300만 명까지 늘렸다고 했는데 85만 명을 대상으로 한 수업에서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전망으로 오프라인 등교가 일찌감치 물 건너 간데다 예정보다 38일 늦게 개학을 했는데도 이런 혼란이 빚어졌다. 교육부와 일선 학교의 안일함과 준비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1주일 후인 16일엔 중고교 1,2학년과 초등 4∼6학년, 20일엔 초등 1∼3학년이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다. 전면적인 온라인 등교가 시행되기 전에 초반의 시행착오를 끝내고 원격 수업을 안정화 단계에 올려야 한다. 수업의 질을 끌어올리고 지역간 계층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일이 최우선 순위다.

 교육부는 교사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업 자료를 제공하고, 디지털 기기 부족이나 인터넷 접속 장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교육 소외 계층이나 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경우 ‘온라인’이라는 형식만 고집하지 말고 교사들이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 학습 결손과 정서적 결핍이 없도록 배려해야 한다. 교육 일정 파행으로 평가 방식도 바뀔 수밖에 없다. 공정한 평가 기준과 방법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188개국 15억 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못 가고 원격 교육을 실험 중이다. 감염병 사태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때와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미래형 교육 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감염병의 발생 주기는 더욱 짧아지리라는 전망이다. 물리적인 격리 상황에서도 언제든 양질의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완비하는 일은 전 세계 교육계의 공통 과제가 됐다. IT 강국에 교육열이 높은 우리가 앞서나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