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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쌍중단 없으면 평화는 우담바라처럼 사라질것”

中 “쌍중단 없으면 평화는 우담바라처럼 사라질것”

Posted January. 06, 2018 07:35   

Updated January. 06, 20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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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접촉에 이어 다른 (북핵) 대화 촉진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북 간 긴장 완화는 우담발라(優曇跋羅)처럼 잠깐 나타났다가 금방 사라져버릴 것이다.”

 중국 공산당 런민(人民)일보 기관지 환추(環球)시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환영하는 5일 사설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제목 역시 ‘한반도에 처음 나타난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동시 중단)이 우담발라처럼 금방 사라질 것인가’였다.

 중국이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온 쌍중단 조짐이 나타났다고 반기면서도 본격적인 쌍중단이나 북핵 6자회담, 또는 북-미 대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한반도 긴장 완화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불안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북핵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당장은 자국 안정과 안보 이익을 해치는 한반도 전쟁 등 혼란을 막는 데 집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남북 대화 자체가 북핵 문제 해결을 뜻하는 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남북 대화를 환영한 것도 이런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환추시보는 “남북 긴장 완화(만으로)는 (북한에 적대적인) 미국을 효과적으로 압박하기 어렵고 북한에 대해서도 비핵화 목표로 인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스스로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은 분명히 제재의 장막을 깨뜨리려는 고려가 있다. 평양은 핵을 보유한 상황에서 (대화를) 진행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 역시 논평에서 “북한이 제재 완화나 곡물, 원유 등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긍정적인 태도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과거 태도로 돌아가면 제재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매체들은 북한 핵개발의 원인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등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에 있다는 인식도 재차 드러냈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선 남북 접촉이 중국이 제창해온 쌍중단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논리다. 환추시보는 “북한의 핵 보유는 전반적으로 외부 조건이 자극해 일으킨 것”이라며 “외부 조건에 새로운 변화가 있으면 한반도 비핵화 목표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미 연합훈련 등 북한을 자극할 압박을 완전히 중단하라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대화 모드가 자신의 대북 압박 덕분이었다고 자찬하고 나섰다면 중국은 남북 대화 모드를 자신들의 쌍중단 제안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5일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한국에 전격 파견한 것도 쌍중단과 6자회담 재개 등 한국을 통해 북한과 논의할 메시지를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이런 속내를 반영한 듯 관영 매체들은 이날 일제히 남북 대화를 지지했다. 런민일보는 “남북이 새해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올리브 가지(평화의 제스처)를 주고받는 것은 격려와 찬사를 보낼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한반도 문제는) 하루 이틀 사이에 일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여곡절이 있을 수 있지만 한반도에서 위협과 대립의 악순환을 끊기 원한다면 대립의 블랙홀을 평화의 서광으로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