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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 언론' 산케이신문의 민비 망발

Posted September. 02, 201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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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에는 일왕과 왕실 비판과 풍자에 대한 금기가 있다. 서양 언론에선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에 대한 금기가 있긴 하지만 왕실에 대한 금기 같은 건 없다. 영국 타블로이드판 신문은 로열패밀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한다. 일본에서도 일왕가 비판이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 다만 극우단체들의 폭력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른바 자주규제()이라는 것을 두어 스스로 규제한다.

일왕의 심기를 거스르는 보도는 하지도 못하는 주제에 남의 나라 국가원수에 대해서는 무례한 보도도 서슴지 않는 것이 극우 신문 산케이의 정체다. 증권자 관계자에 의하면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한 유부남 남성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지난해 8월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세월호 사고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과 관해 쓴 기사의 일부다. 자기네들끼리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예의바르다가도 타자를 향해서는 참으로 무례하게 돌변해버리는 것이 일본이 끊지 못하는 민족의 나쁜 유산이다.

노구치 히로유키 산케이신문 정치부 전문위원이 지난달 31일 미중 양다리, 한국이 끊지 못하는 민족의 나쁜 유산이란 제목으로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에 독설을 퍼부으며 민비를 둘러싼 조선도착()사라는 걸 늘어놓았다. 이씨 조선에는 박 대통령과 같은 여성권력자가 있었다로 시작해서 민비는 암살되다로 끝난다. 되다체 동사로 암살의 주체를 얼버무린 것은 비열하다. 또 자기네가 저지른 암살에 최소한의 양심적 가책을 느끼기는커녕 그 일을 들어 협박처럼 하는 것이 깡패 짓과 다를 바 없다.

한국이 다리를 미국에 걸치든 중국에 걸치든, 일본 언론이 자기나라의 나쁜 유산이나 걱정하지 왜 남의 나라의 나쁜 유산까지 걱정하는지 궁금했다.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니 걱정하는 이유가 나와 있다. 한국이 힘 센 친구를 바꿀 때마다 일본이 존망의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일본이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하니까 힘 센 친구들에게 양다리 걸치는 정부가 괜히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송 평 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