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메르스와의 전쟁 심리전부터 이기자

Posted June. 12, 2015 07:24   

中文

이제 군중심리에 따른 대응을 지양하고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맞서야 한다.

11일 휴업을 한 유치원과 초중고대학교 숫자가 2431곳으로 전날(2704곳)보다 줄어들자 이를 메르스 대응 전략을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메르스 확산은 학교와 관련 없고, 지역사회로 감염될 가능성도 낮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단 휴업부터 들어간 조치는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두려움을 양산시킨다는 것이다. 또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대응 조치를 교육하고, 건강상태를 점검해야 하는 학교가 그 기능을 멈춰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휴업을 끝내고 학교가 앞장서서 메르스 확산 사태를 감염병에 대한 위기의식과 보건교육 수준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전병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번 사태를 앞으로 감염병이 다시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지를 미래세대에게 가르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휴업을 끝내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메르스 방역 전략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감염자 수는 100명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늘고 있지만 대규모 확산과 3차 진원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처럼 어느 정도 확산 추세가 꺾인 상황에서는 새로운 대책 마련보다는 기존 대책을 좀더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환자 정보 파악과 공유가 늦어지는 상황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첫 번째 감염자가 확인된 지 3주가 넘었지만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진료 과정에서 감염자 발생 병원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바이러스 확산 기회가 생기고, 예상치 않았던 대규모 감염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타고 퍼져나가고, 이런 정보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도 지양해야 한다. 메르스 환자 수가 늘어나고 지방자치단체들도 확진 검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초기보다 훨씬 다양한 정보가 생기고, 퍼져나간다. 전 교수는 감염병은 심리전이기도 하다며 병에 제대로 맞서기도 전에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김희균 기자

A34512면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