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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매 LPGA 동반 진출

Posted December. 09, 2014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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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희영(27하나금융그룹)이 새해에는 둘도 없는 동반자를 얻는다. 세 살 터울의 동생인 박주영(24)이 내년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미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게 된 것이다.

박주영은 8일 미국 플로리다 주 데이토나비치의 LPGA 인터내셔널 골프장(파72)에서 끝난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을 공동 11위(합계 6언더파 354타)로 마쳐 상위 19명에게 주어진 2015시즌 전 경기 출전권을 따냈다. 이로써 박주영은 2008년 LPGA투어에 뛰어들어 통산 2승을 올린 언니의 뒤를 이어 빅리그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에서 태어난 자매 골퍼가 LPGA투어에서 나란히 뛰게 된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태국에서 출생한 재미교포 송나리와 아리 쌍둥이 자매가 LPGA투어에서 뛴 적은 있었다.

무릎 등의 재활을 위해 국내에 머물고 있는 박희영은 동생 응원하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 대견스럽다. 앞으로는 언니만 믿고 따라오면 된다. 주영이가 더 큰 세상에서 골프에 대한 눈을 뜨고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며 기뻐했다. 박주영은 집에서는 미국 진출을 말렸는데 언니가 퀄리파잉스쿨 신청까지 대신 해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육상 멀리뛰기 선수였던 박주영은 골프를 치던 언니의 모습에 반해 중학교 2학년 때 뒤늦게 골프를 시작했다. 박희영은 동생은 장타(KLPGA투어에서 평균 262.7야드로 4위)를 지녀 OB가 별로 없는 미국 코스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잔디와 영어 같은 골프 외적인 부분에서 적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주영은 언니랑 같은 투어에서 뛰니까 가족이 훨씬 자주 모일 것 같다. 체력 보강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이 자매는 스포츠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테니스 선수 출신인 아버지 박형섭 씨(53)는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나와 대림대 스포츠지도과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골프 베스트 스코어는 남서울CC에서 기록한 66타. 할아버지 박길준 옹은 체조(링)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았으며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와 동아대 학장 등을 역임한 체육학계 원로로 싱글 골퍼였다. 박희영의 외할아버지인 고 한정호 씨는 한양CC클럽 챔피언 출신으로 핸디캡 5의 고수였다.

이 자매는 연말을 한국에서 보내다 미국 집이 있는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시즌 대비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날 K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인 장하나와 김세영은 나란히 공동 6위(7언더파)로 투어카드를 확보했다. 아마추어 김수빈도 공동 11위를 차지해 내년 시즌 풀 시드를 받은 한국인 선수 신인만도 직행 티켓을 거머쥔 김효주, 백규정을 포함해 6명에 이르게 됐다. 호주 교포 이민지는 재미교포 앨리슨 리(미국)와 공동 수석(10언더파)의 영예를 안았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조카인 샤이엔 우즈(미국)도 공동 11위로 합격증을 받았다.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가른도 합격해 언니 모리야와 함께 동반 출전하게 됐다. 미국 듀크대를 졸업한 래티샤 벡은 이스라엘 선수 최초로 LPGA투어에 뛰어들게 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